[창간기획] '바이오 강자' 셀트리온, 글로벌 신약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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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제 '램시마' 유럽시장 절반 이상 점유···미국 판매량도 증가세
축적 기술 활용한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신성장동력 발굴 주력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제약 바이오 강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이오 산업 성공에 대한 의구심을 극복하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온 결실을 맺는 셈이다. 자체 개발한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서고 항체 신약 개발 역량까지 갖추면서, 종합 생명공학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셀트리온은 세계에서 처음 선진 규제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제품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었던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탄생시켰다. 이 제품은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해 만든 의약품으로, 물질 개발과 제품 허가를 받기까지 7년간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3000억원에 달한다.

램시마는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2013년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2015년 유럽 판매와 더불어 제품은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판매 9개월 만에 처방 환자 수가 6만명을 넘어섰고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제약시장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52.3%에 달한다. 

세계 최대 바이오 시장인 미국 시장에선 2016년 말 판매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헬스케어 데이터업체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현지 시장 내 램시마 점유율은 6월 말 기준 30.8%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헬스케어 정책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힘입어 2020년 12월 말부터 램시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9%p 상승했다.

자가주사가 가능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 (사진=셀트리온)<br>
자가주사가 가능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억제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도 개발했다. 셀트리온은 2019년 11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적응증 최종 허가를 받았으며, 이듬해 7월 염증성 장 질환과 모든 성인 적응증에 대해 최종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판매를 개시해 현재 영국, 네덜란드 같은 주요국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9년 임상 3상을 개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초기 논의 단계에서 신약 임상 절차인 1상과 2상, 3상 임상까지 모두 진행할 것을 요구했으나, 유럽 유럽의약품기구(EMA)에 이미 제출된 방대한 양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논의한 결과 최종 3상만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개발 기간 단축, 개발비 절감, 제품 조기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램시마SC는 총 43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이외 국가에서도 순차적으로 허가 및 출시할 예정이다.

램시마 후속 제품인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2017년 2월 유럽 EC로부터 원조 약과 동일하게 모든 적응증에 대한 판매 허가를 받았고, 2017년 4월부터 유럽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의 유럽 내 점유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26.5%에 달한다. 2019년 11월 판매를 개시한 미국에선 6월 말 기준 점유율 26.7%를 달성했다.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뿐만 아니라 항체 신약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신약을 배출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축적한 후보물질 연구와 선별 기술, 세포주 공정 기술을 활용해 항체의약품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항체 결합력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
셀트리온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항체 결합력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

2020년 초엔 세계적인 감염병 팬데믹(대유행) 상황을 야기한 코로나19의 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CT-P59)를 개발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유럽 EC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다. 렉키로나는 팬데믹 상황 속 국내 및 유럽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처방돼 위중증 환자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의료현장의 부담을 절감에 기여했다. 다만, 렉키로나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방역당국의 판단에 따라 의료기관 신규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선진 바이오 기업들과 손잡고 차세대 항체 신약 파이프라인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영국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인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에 지분을 투자해 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섰으며, 같은해 8월엔 미국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을 맺고 차세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착수해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 가능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연구·개발 투자 덕에 올 상반기 셀트리온은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1조14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887억원)보다 29% 늘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램시마를 주축으로 전반적인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과 신 성장동력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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