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경기 남겨놓고 2022년 제조사 부문 우승 정조준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고성능 브랜드 N에 대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뚝심이 해를 거듭할 수록 모터스포츠에서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2014년 고성능 브랜드 N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월드랠리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WRC)에 진출한 현대차는 2019년 제조사 부문 종합우승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도 지난달 WRC 벨기에 랠리에 이어 WRC 그리스 랠리에서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포인트 48점을 획득해 제조사 1위와의 점수차를 좁혔다. 10라운드를 마친 결과 제조사 부문 토요타가주 레이싱 WRT (404점)과 63점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여세를 몰아 현대차는 뉴질랜드(9월 29일), 스페인(10월20일), 일본(11월10일) 3경기에서 제조사 우승을 위해 총력전을 편다.
현대차는 8~11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크로폴리스(Acropolis)에서 열린 '2022 WRC' 시즌 열 번째 대회에서 참가 선수 모두가 1~3위를 석권하는 트리플 포디움을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는 i20 N의 1.6리터 4기통 엔진에 100kW급 전동모터를 탑재한 i20 N 랠리1(Rally1) 경주차로 대회에 참가했다. 이번에 대회를 석권한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랠리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회다. 고대 그리스 문화의 상징이자 장엄한 파르테논 신전이 위치한 장소에서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신들의 랠리'로 불리기도 한다.
현대차 i20 N 랠리1 경주차로 출전한 티에리 누빌은 다양한 코스에서의 주행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 중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티에리 누빌은 단 한차례도 선두를 내어주지 않고 팀 동료인 오트 타낙을 15초 차이로 앞서며 팀에 네 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이번 우승으로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총 48점을 얻어 제조사 부문 종합 순위에서 1위와의 포인트 격차를 크게 줄였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이 이번 그리스 랠리에서 전체 포디움을 석권하는 최고의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랠리의 더운 기후와 비포장 도로 컨디션에 맞춰 'i20 N Rally1'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이끌어낸 점이 주효했다.
기온이 35~38도에 육박할 정도의 더운 기후와 비포장 노면으로 구성된 그리스 랠리 환경은 모든 출전 차량들에게 기계적인 손상을 우려해야 할 정도의 극한 조건의 경기였다. 다른 팀들의 경우 대부분의 차량들이 기술적인 신뢰성 및 내구성 문제가 있었던 반면 현대팀의 'i20 N Rally1' 차량들은 이러한 큰 문제없이 주행을 완료할 수 있어 포디움을 독식하는 결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2년 프랑스 파리 모터쇼에서 WRC 복귀를 공언하고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국내외 상품기획과 영업·마케팅을 한 곳으로 모아 전담 조직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했다. 이후 독일 BMW 'M'이나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아우디 'RS'와 같은 고성능 특화 차량 브랜드로 2015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출범이 공식화됐다. N은 현대차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가 위치한 '남양(Namyang)'과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주행 코스로 악명 높은 독일의 '뉘르부르크링(Nurburgring)' 트랙의 맨 앞 영문 스펠링 'N'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