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환보유고 196.6억달러 급감···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지난달 외환보유고 196.6억달러 급감···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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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9월말 외환보유액 4167.7억달러
역대 두 번째 감소폭···올해에만 463.5억↓
"외환보유고, 동일 신용등급 대비 건실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197억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에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한 것은 물론, 앞으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직전월 대비 19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 2008년 10월(274억2000만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 감소폭이다. 직전월인 8월에 감소한 21억8000만달러와 비교해선 9배가량 확대된 규모다.

다만, 2008년 10월엔 전체 외환보유액(약 2000억달러) 중 10% 넘는 규모가 한 달새 빠져나간 반면, 지난달의 경우 전체 외환보유액의 5%미만 수준이다. 그럼에도 올해 전체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로는 463억5000만달러 줄면서 과거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연간 감소폭(128억3000만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에 기인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달러당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선을 돌파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지난달 말 기준 112.25를 기록하며, 전월(108.77)보다 3.2% 올랐다. 즉, 달러 가치가 지난달에만 약 3.2% 평가절상된 것이다.

이에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 및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해 시장에 달러를 내다팔았고, 외환보유액 월간 감소폭도 올해 들어 최대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추이. (표=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추이. (표= 한국은행)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앞으로 더 줄어들더라도 쏠림 현상이 나타나거나, 오버슈팅(단기 급등)될 경우 달러 매도 개입 등 적극 대응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그간 개입효과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오 국장은 "최근 환율 상승 기대로 수입 업체는 앞당겨 외환을 매입하고, 수출 업체는 달러를 늦춰서 매도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번 개입으로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기여했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은 최근과 같이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 활용하기 위해 비축한 것이며, 시장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성별로는 외환보유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이 3794억달러를 기록해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지난달 155억3000만달러가 줄었다. 이어 △예치금 141억9000만달러(3.4%)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141억5000만달러(3.4%) △금 47억9000만달러(1.2%) △IMF포지션 42억3000만달러(1.0%)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감소했지만, 전 세계가 '킹달러'를 막기 위해 외환을 털어내고 있어 세계 순위는 1단계 오른 8위를 기록했다. 통화 약세 압력이 커진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각각 492억달러, 310억달러 외환보유액을 소진했다.

외환보유액 규모로는 중국이 3조549억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 1조2921억달러 △스위스 9491억달러 △러시아 5657억달러 △인도 5604억달러 △대만 545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4566억달러 등이었다.

오 국장은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봤을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큰 규모의 외환자산을 가지고 있다"며 "대외충격에 대한 완충작용 규모로 충분한 수준이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한국의 외환보유액을 동일 신용등급 국가에 비해 견실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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