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2200선을 회복하며 반등세를 보였지만, 이번주(10월11일~14일)에도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의 물가 자극 우려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단행 시 경제 충격이 지수 상단을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한 3분기 기업 실적시즌도 주목할 이벤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0월4일~7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2155.49) 대비 77.35p(3.59%) 오른 2232.84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엿새 연속 '사자'를 외친 외국인이 6459억원, 개인이 1093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나흘째 매도세를 지속한 기관은 796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수는 영국의 감세 철회와 주요국의 국채금리 하락,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에 상승세를 지속, 2230선까지 올라섰다. 막판 미국 9월 비농업고용지수, 실업률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모처럼 반등 상승세를 지속했던 대장주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30%대 급감에 반락했고,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 여파 지속과 성장주 투심 악화에 연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번주 증시도 별다른 상승 모멘텀 없이 제한적 범위에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증권사가 제시한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는 △NH투자증권 2160~2290 △삼성증권 2200~2300 등이다.
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내달부터 원유 생산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금리인상을 통해 수요를 줄임으로써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려고 시도 중인데, OPEC 플러스는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해 공급 감축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는 향후 글로벌 주요국들의 물가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2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이후 '금리인상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에서는 연준과 한은 간의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판단했다.
오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경제지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형성되고 있는 안도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조절이라는 기대가 뒤따라야 한다"며 "9월 CPI·근원 CPI 결과는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인상 폭과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기대를 다시 시장에서 회자되게 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했다.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 매출액이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31.73% 감소했다.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3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3분기 실적 선방이 가능할 전망인데, 이를 판가름할 투자 전략 측면 '인계 철선'은 3분기 코스피 순이익 30조 안착 여부"라며 "현 지수 및 밸류에이션 레벨에선 부화뇌동격 투매 동참 보단 보유가, 속절없는 관망보단 전략대안 바텀피싱(최저가 매수)이 유리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