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대산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공급 의무량 늘어난 탓"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업계 4사 가운데 지난 5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1년 온실가스를 751만609톤(tCO2-eq) 배출했다. 배출량으로만 보면 정유 4사 중 가장 적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은 에쓰-오일(S-OIL)이다. 지난해 온실가스를 1003만6497톤 배출했다. 이어 GS칼텍스가 845만6147톤으로 두번째, SK에너지는 670만4092톤으로 세번째였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현대오일뱅크가 온실가스 배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보였다.
먼저 증가율을 보면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2016년(523만4734톤) 대비 43.48%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에쓰-오일도 2016년(764만1045톤)보다 무려 31.35%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GS칼텍스는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0.33% 증가(842만7949톤→845만6147톤)하는데 그쳤다. SK에너지는 오히려 13.15% 감소(771만8837톤→670만4092톤)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했다고 해서 SK에너지의 매출이 감소한 것도 아니다. 같은 기간 SK에너지의 매출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12.15%(23조6222억원→26조4917억원) 증가했다. GS칼텍스는 같은 기간 매출이 38.60%(23조4833억원→32조5476억원), 에쓰-오일은 66.67%(16조3218억원→27조2038억원)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는 같은 기간 80.74%(11조2421억원→20조3189억원) 증가했다. 결국 현대오일뱅크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매출을 늘린 셈이다.
실제 1테라줄(TJ) 에너지사용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매출 1억원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모두 현대오일뱅크가 가장 많았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에너지사용량은 8만724TJ로, 1TJ당 온실가스를 93.04톤 배출했다. 이어 SK에너지가 90.91톤, 에쓰-오일 77.19톤, GS칼텍스는 72.88톤 순이었다.
매출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현대오일뱅크가 36.96톤으로 가장 많았다. 에쓰-오일은 36.89톤, GS칼텍스는 25.98톤, SK에너지는 25.31톤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할당 대상 업체를 지정하고,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고, 향후 넷제로(Net Zero. 온실가스 배출 제로) 실천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7960만톤으로 추산됐다. 5년 전인 2016년 총 배출량 6억9410만톤에 비해 약 2.08%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인근 사업장에 스팀(열)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스팀 공급 의무량이 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난 것"이라며 "개별 업체로 봤을 때는 배출량이 늘었지만, 산업단지 전체로 보면 현대오일뱅크는 감소했고, 국가 단위 배출량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이 게 더 효율적"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