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반등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한 가운데 베스트 바이 등 소매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2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7.82p(1.18%) 오른 3만4098.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64p(1.36%) 상승한 4003.58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9월12일 이후 처음 4000p를 웃돌았다. 나스닥지수는 149.90p(1.36%) 뛴 1만1174.41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기업 실적, 연준 당국자 발언 등을 주시했다.
많은 트레이더가 오는 24일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자리를 비우면서 거래량은 평소보다 줄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전날 NYSE와 나스닥에 상장된 주식의 거래량은 지난 8월 29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거래량 기준 올해 들어 6번째로 낮은 날이었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유지됐다. 중국 방역 당국에 따르면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전날 기준 2만7307명으로 엿새째 2만 명대를 유지했다.
수도 베이징에서 신규 감염자가 1426명에 달하면서 공공장소 출입을 위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서 기준이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단축되는 등 방역 정책이 강화됐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나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최종 금리가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월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고무적이라며 12월 회의에서 0.75%p 인상보다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해 속도조절론에 힘을 보탰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이날 패널 토론에서 미국인들의 충분한 저축이 가계에 완충력을 제공하겠지만, 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긴축을 지속해야 함을 시사했다.
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침체 우려도 동반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경기 둔화 우려에 장기물 국채 수요가 몰리면서 3.8% 아래에서 마감했고, 2년물 국채금리는 4.52% 근방에서 거래를 마쳤다. 둘 간의 금리 스프레드는 -76bp로 확대돼 1981년 10월 이후 역전 폭이 가장 커졌다. 장단기물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1981년 10월은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재임 시기로 당시 연준의 기준금리는 19%였으며, 고공 행진하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공격적 긴축은 결국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내후년에는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내년 성장률은 0.5%로 제시됐다.
소매 기업들의 실적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베스트바이, 딕스 스포팅 굿즈, 아베크롬비앤피치가 모두 강한 실적을 발표해 미국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델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6%가량 올랐다. 소매업체 베스트 바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12% 이상 올랐다. 또 다른 소매업체 딕스 스포팅 굿즈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10% 이상 상승했다.
줌 비디오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순이익 가이던스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4%가량 하락했다.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앤피치의 주가도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21% 이상 올랐다. 달러트리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연간 순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7%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재개방 기대로 개선됐던 위험선호 심리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07p(4.79%) 하락한 21.2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