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오는 24일 0시부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를 비롯한 노동계 전반의 총파업(운송 거부)이 연쇄적으로 예고되면서 산업계 전반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정부의 안전운임 3년 연장 추진과 불법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방침에도 예정대로 파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총파업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들은 전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 보호, 노동권 확대, 민영화 저지, 공공성 강화를 위해 총파업·총력투쟁을 선포한다"며 "110만 조합원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핵심과제를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대정부·국회 요구 사항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통한 건설 현장의 중대재해 근절 △화물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적용 업종 확대 △교통·의료·돌봄 민영화 중단 및 공공성 강화 △노조법 2, 3조 개정 △'진짜 사장 책임법'과 '손해배상 폭탄 금지법' 제정 등이다.
이번 파업 여파는 물류업계는 물론 철강, 건설, 시멘트, 유동 등 전 산업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재료 공급 등에 차질이 생겨 현장 전반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경우 태풍 피해로 침수됐던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이 한창인데 수해 복구에 필요한 자재나 설비 반입에 어려움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 작업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는 "수해 복구를 위한 설비 자재 반입 및 복구 과정에 발생하는 폐기물 반출 목적의 화물차량 입출고는 필수적으로 가능하도록 화물연대에서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한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생겨 레미콘 생산 중단으로 건설현장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오봉역 사고로 시멘트 수급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쳐 공장 가동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우려돤다"고 말했다.
일반 화물을 운반하고 유통하는 핵심 축인 물류·유통업계도 우려가 크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취급사항·운송방식이 상이한 품목의 운임을 일률적으로 설정하면 운송행위에 대한 시장가치가 왜곡될 것"이라며 "과도한 운임으로 물류비가 증가해 화주·운송사 등에 원가 상승을 유발하고 결국 국민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와 학교 비정규직 노조,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 다음 달 2일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되면서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이자 정부도 비상수송대책 수립에 나섰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영상으로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를 열어 화물연대의 총파업 돌입 선언에 따른 항만별 대비상황을 점검했다. 해수부는 국토교통부의 위기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된 지난 7일부터 해운물류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수송대책반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항만 출입구 봉쇄에 대비해 관할 경찰서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했으며 비상시 긴급화물 반·출입을 위해 군 위탁 컨테이너 차량과 국토관리청 지원 차량을 각 항만에 배치했다. 항만 내에서만 운영하던 야드트랙터도 부두 밖에서 임시운행 할 수 있도록 했다. 항만 인근지역 31곳에 장치 17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보관할 수 있는 추가 공간도 확보했다.
조 장관은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범정부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