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오픈페이, 출시 전부터 나오는 '말말말'
베일 벗는 오픈페이, 출시 전부터 나오는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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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하나카드 3사, 오픈페이 선제 출격
삼성·현대 빠진 반쪽 출발···기능·효용성 부족 논란
신용카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신용카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그간 지지부진했던 '오픈페이'가 이달 모습을 드러낸다. 신한·KB국민·하나카드 3사가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선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현대카드가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힌데다, 카드지갑 이상의 기능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 그간 대외적으로 알려진 오픈페이란 명칭조차 쓸 수 없어,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6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오픈페이 참여의사를 밝힌 7개 카드사(신한·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 중 신한·KB국민·하나카드 3사가 이달 중 오픈페이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3사는 최종 공개를 위해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역시 이르면 이달말 오픈페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NH농협카드와 막바지 합류를 결정한 우리카드 역시 내년 초 개시를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비씨카드의 경우 다수의 회원사가 동시에 연동되는 만큼 서비스 개시는 다소 늦어질 수 있지만, 이른 시일 내 개시할 것이라 못박았다.

오픈페이 서비스란 개별 카드사 1곳의 결제플랫폼을 통해 타사의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카드지갑' 같은 서비스다. 은행권 '오픈뱅킹'과 유사한 개념이다.

해당 서비스가 도입되게 된 배경에는 빅테크의 파상공세가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간편결제 이용규모는 221조원으로 2016년 이후 연평균 57% 증가했다. 이는 국내 민간결제 부문의 20%를 차지하는 큰 규모다. 

그러나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 등 금융사 비중은 지난해 말 27.6%(금액기준)에 불과한 반면, 빅테크 등 전자금융업자 비중은 49.7%로 두배에 달했다. 또한 네이버·카카오 등은 기존 카드사의 영역이었던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등 빅테크의 공세에 기존 금융사들이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최근 '애플페이'가 출시될 것이란 전망은 카드업권에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결국 업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카드사들이 지지부진했던 오픈페이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신한카드는 오픈페이 내 시스템적 부분은 구축을 완료했으며,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과정이 완료되는 대로 신한카드를 비롯, 3개 카드사는 오픈페이를 정식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오픈페이 출시 전부터 들리는 잡음이다. 대표적으로 삼성·현대카드가 빠졌다는 점이다. 두 카드사 모두 명백한 불참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다. 상황을 지켜보며 추후 참가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위권 카드사 두곳의 불참은 업권 경쟁력 강화라는 취지를 약화시킨다. 특히 두 카드사가 개별 플랫폼에 집중하며, 사실상 오픈페이의 경쟁사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3사만의 출시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오픈페이의 특성상 여러 카드사가 함께해야 가시적 시너지가 난다. 이번처럼 일부 카드사만 참여한 오픈페이는 사실상 그 의미와 효용이 부족한 반쪽짜리 출발이라는 평이다. 이 때문에 출시시기를 늦춰서라도 합류를 결정한 7개 카드사가 함께 서비스를 개시해야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간 친숙하게 알려진 '오픈페이'란 명칭 자체도 사용할 수 없다. 채용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2020년 오픈페이란 상호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이에 여신금융협회 TF(태스크포스)에서는 오픈페이를 대체할 명칭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용자들에게 오픈페이라는 명칭이 자리 잡힌 상황에서, 섣불리 변경할 경우 고객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능적 측면에서도 고객 유인 요소나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언급된 오픈페이의 주요 기능은 일종의 카드지갑으로 한정된다. 각사 플랫폼에 내장된 신분증 확인 같은 부가서비스의는 현 시점에서 오픈페이에 호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페이의 해외 이용 여부도 현재로썬 미지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뱅킹 역시 여러 과정을 거쳐 서비스를 발전시켜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3개사가 먼저 서비스를 공개하지만, 시장경쟁력 측면에서 향후 개선 과정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여러 카드사와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보니 출시 자체도 다소 미뤄졌다. 현재까진 모든 게 미지수"라며 "다만 오픈페이는 간편결제시장의 규모나 고객 편의성을 확대시켜, 업권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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