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채널 다양화에 적자 행진 지속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가전 양판점 업계의 빅 2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나란히 대표를 교체했다. 최근 이커머스 가전 시장이 커지면서, 가전 양판 업계가 적자 신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상황 속 두 신임 대표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와 김찬수 전자랜드 신규사업부문장을 각각 대표에 내정했다.
남창희 대표는 1992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마트 마케팅·상품·그로서리본부장을 지니며 30년 이상 직매입 유통 경험을 가졌다. 김찬수 대표는 가전 소매유통 전문가로서, 마케팅·경영·영업부문에서 풍부한 경험과 성과를 가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전자랜드의 경우 무려 8년만에 대표가 교체됐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대표가 동시에 바뀐 이유는 가전양판 업계의 실적 악화가 원인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3분기까지 72억29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창사이래 첫 적자다.
전자랜드 역시 지난해 9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2018년부터 매출은 조금씩 상승했으나, 2019년 기점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롯데하이마트는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다. 10년 차 이상 혹은 50세 이상 직원이 대상으로, 이 조건에 해당하는 직원은 약 1300여명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24개월치 월급 수준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 120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실적 악화에 따라 수장이 교체됐지만, 업계의 판도가 쉽사리 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으로 다양화된 가전 판매 채널로 인해 가전 양판 업체들은 수요자를 뺏기기 시작했다. 특히 쿠팡·네이버를 비롯해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의 최저가를 오프라인 매장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방어가 어렵게 됐다.
최근 쿠팡은 익일 설치를 보장하는 로켓설치를 진행해, 가격이 높고 꼼꼼히 따져보며 오프라인 구매하던 대형가전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가전 양판점은 결혼과 이사 등 대규모 동시 가전 교체 시기에 경쟁력을 갖추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사 수요가 줄었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가전 수요 자체도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체험형 매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으나 이것도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며 "업계에 실적 강화를 위한 묘수를 새로운 대표들이 가져올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