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승룡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M&A) 신고 면제 범위를 늘려 전체 심사 대상을 40% 가까이 줄이기로 했다.
대신 인수합병 당사자 기업이 스스로 경쟁제한 시정조치를 마련해 제시할 경우에 한한다.
공정위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결합 신고·심사 법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고회사의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이고, 피인수 기업은 300억원 이상일 때 기업결합 신고를 받아 심사하며, 필요하면 경쟁 제한에 따른 시정조치를 마련한다.
개편방안에 따르면 기업결합 신고 면제 대상에 계열회사 간 M&A(피인수 회사 지분 50% 이상을 직접 보유한 경우), 사모펀드(PEF) 설립 사례도 포함키로 했다.
임원 총수의 3분의 1 미만을 겸임하는 경우(대표이사 제외)도 독자적인 M&A로 보기 어려운 만큼 신고 의무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기업이 자율적이고 신속하게 M&A를 추진할 수 있도록 자진 시정안을 제출하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독일, 영국 등 해외 경쟁당국은 기업이 스스로 시정방안을 제출토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기업이 제출한 시정방안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할 예정이다.
기업이 자진시정 방안을 제출하지 않거나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면 원래대로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부과할 수도 있다.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전원회의 대신 소회의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현행대로 기본 30일, 연장 90일 등 총 120일로 유지하되, 기간을 연장할 경우 경쟁제한 우려 등 연장 사유를 기업에 공식 통지해 자진시정 방안 마련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초 입법 예고하고, 내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또 심사 단계화 제도 패키지 도입, 신고기준 상향, 거래금액 신고제 적용범위 확대, 사후신고제 폐지 등도 계속 논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작년 기업결합 신고·심사 건수는 각각 1113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