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이 차츰 안정되고 있지만 부동산 금융과 관련한 시장의 경계감이 연초부터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0~11월 PF ABCP에 대한 차환으로 인해 연초부터 PF 만기 물량이 집중될 예정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PF ABCP의 만기를 늘리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발행분까지 포함해 1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 규모는 17조원(유동화사채 포함)이다. 2월에 10조원과 3월 5조원어치도 만기가 돌아온다.
자금시장 경색이 심했던 지난해 10∼11월 PF ABCP를 가까스로 차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3개월 안팎이던 만기가 1∼2개월로 줄어드는 단기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해 1∼2월에 만기가 대거 몰렸다. 지난해 말 PF ABCP 차환 발행이 이어지면서 연초 만기가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미 제기된바 있다.
기업어음(CP) 시장 중심의 금융경색은 일부 완화됐지만 올해 1분기 증권사 CP와 PF ABCP 만기 물량이 많아 신용 경계감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현재 운영 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의 여유 재원을 토대로 시장 상황에 따라 부동산 금융 관련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5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대책과 11월 PF ABCP 추가 지원 조치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작년 10∼11월 자금시장 경색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에 대응했다면, 올해 상반기 이후에는 PF 사업장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신용위험 본격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PF ABCP의 만기를 늘리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부동산 PF 안정화 방안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부동산 PF 보증을 5조원 확대하고, 미분양 PF 보증 5조원을 신설해 올해 1월부터 조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한 1∼3개월로 짧은 PF ABCP의 만기가 구조적인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들을 만기가 긴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HUG와 주택금융공사(HF)가 사업자보증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