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1320원대에서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다소 완화적 발언에 장 초반 1315원까지 하락했지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유지되며 이내 반등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0.8원 오른 달러당 1322.2원에 마감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4.4원 내린 달러당 1317.0원에 개장해, 장 초반 1315.1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오전 중 1320원선을 회복했고, 이후 해당 구간을 등락했다. 장마감 직전 상승세를 보이며 1322.5원까지 상승키도 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 이유는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은 7일 상원 청문회에서의 발언에 비해 다소 완화적이다. 지난 7일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다. 최종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며 이달 FOMC에서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증시는 폭락했고, 미국채 2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하는 등 시장 혼란이 야기됐다.
시장에선 이날 발언을 두고 일종의 '진화작업'으로 해석했다. 실제 전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14%, 0.4%씩 올랐으며, 이날 환율은 장초반 1315.1원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다만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필요로 한다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됐다"고 강조하는 등 매파적 색깔을 유지했다. 그 결과 환율 하락분을 고스란히 되돌리며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에 연준의 긴축 장기화 전망이 유지됐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참여자 77.1%가 이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종금리는 5.5~5.75%로 예상하고 있으며, 35.1%의 참여자가 5.75~6%(9월 기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위험회피심리 역시 견조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5.0701% 전장 대비 1.23% 상승했으며, 일시적으로 105.34선까지 떨어진 달러인덱스도 현재 105.54선을 회복됐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도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419.09로 전장 대비 0.53%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9732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809.22로 0.58% 떨어졌다. 이 같은 외국인 자본 이탈이 원화 약세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