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폭 9개월째 둔화···60세 이상 빼면 10만명 줄어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1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2년 만에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다. 또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취업자 수가 10만명 넘게 줄고 제조업 취업자는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경기 둔화 영향이 고용시장 한파를 불러오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만2000명 늘었다. 이는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지난해 2월 취업자 증가폭이 103만7000명으로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폭은 지난해 6월(84만1000명)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달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41만3000명 늘었으나 6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에서는 10만1000명 감소했다. 50대(7만7000명), 30대(2만4000명)가 늘었으나, 20대 이하 청년층(-12만5000명)과 40대(-7만7000명)는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폭은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최대다. 청년층 취업자는 4개월째, 40대 취업자는 8개월째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p(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하락 전환이다. 인구 감소와 함께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컸던 기저효과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2만7000명 감소했다. 전월(-3만5천명)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감소가 제조업 취업자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금융·보험업에서도 6000명 감소했다. 지난 1월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는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다시 감소했다. 도소매업(-7만6000명), 운수·창고업(-4만4000명), 농림어업(-4만4000명) 등에서도 감소했다.
반면 보건·복지업(19만2000명), 숙박·음식점업(17만6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숙박·음식점업은 10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취업 시간별로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2101만5000명,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615만2000명으로 각각 23만6000명, 13만1000명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가 47만명 증가하고 임시근로자(-12만8000명)와 일용근로자(-8000명)는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1%로 1년 전보다 0.5%p 올랐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 최고치다.
실업자 수는 89만명으로 6만4000명 줄었고 실업률은 3.1%로 0.3%p 감소했다. 1999년 6월 통계 개편 이후 2월 기준 최저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 실업률이 7.0%로 0.1%p 상승했다. 30대도 2.7%로 0.1%p 높아졌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75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6000명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쉬었음(16만5000명), 심신장애(4만2000명) 등에서는 증가했지만, 육아(-18만7000명)와 연로(-9만3000명) 등에서는 줄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월 고용은 취업자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9개월째 둔화했다"며 "고용률 전체로 봤을 때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경기 영향이 조금씩 영향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