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사업 M&A하며 가전과 결합"···"챗GPT도 적극 활용"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육각형 가전, 비스포크를 소개합니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외모면 외모를 K-POP 아이돌 능력치를 다 갖춘 이를 일명 육각형 멤버라고 부른다. 세계 경기 불황으로 가전 시장에도 한파가 부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2023년형 비스포크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에너지 저감·연결성·디자인 등을 모든 것을 다 갖췄다는 자신감을 이같은 소개말로 드러냈다.
21일 삼성전자는 서울 중구에서 비스포크 신제품 출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에너지·인공지능(AI) 관련 제품·서비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지나고 가전 수요가 침체되면서 지난해 생활가전과 TV사업을 하는 DX부문은 7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를 비스포크 신제품으로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비스포크 신제품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에너지 절감'이다. 국내 에너지 규격 기준 최상위 등급인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뛰어난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을 총 57개로 늘렸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1등급 최저 효율 기준 대비 에너지 효율이 최대 30%나 높고,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는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효율이 최대 22% 더 높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에어컨은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를 10% 덜 쓴다.
또한 스마트싱스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AI 절약모드’ 기능을 사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최대 70%까지 추가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냉장고는 1단계로 AI를 통해 냉장고 사용 패턴을 분석해 냉장고 운전을 최적화함으로써 에너지를 최대 10% 절약해주고, 2단계로 사용자 선택에 따라 냉동실 온도 조절을 선택해 추가로 절약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AI 절약모드를 활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가전은 6종이다.
환경 측면에서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세탁 시 옷에서 떨어져나오는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을 60% 줄여주는 미세 플라스틱 저감 코스를 적용하기도 했다.
더불어 올해 신제품은 소프트웨어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스틱 청소기와 식기세척기, 오븐까지 AI 기능을 탑재해 AI 적용 품목을 총 15개로 늘렸다
특히 스틱 청소기 신제품에서 AI모드를 사용하면 카페트나 마루, 매트 등 바닥 상태와 이동 시 브러시가 바닥에서 들뜨는 상황까지 인식해 흡입력을 스스로 조절함으로써 배터리 사용시간을 더 늘리도록 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싱스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면 건강 문진과 삼성헬스에 저장된 정보가 오븐이나 인덕션 등 주방기기로 연계돼 칼로리와 영양소에 기반한 요리법을 추천해준다.
◇ "프리미엄 제품, 작년 대비 50% 더 많이 파는 게 올해 목표"
비스포크 신제품 출시와 함께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가전 매출 중 비스포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가량이다.
최익수 DA사업부 전략 마케팅 팀장은 "올해 목표는 프리미엄 제품인 비스포크 판매량을 전년 대비 50%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가전 판매량 중 비스포크 비중을 국내에서는 2대 중 1대, 미국에서는 25% 이상으로 채우는 목표를 세웠다.
챗GPT 활용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부회장은 "챗 GPT를 어떻게 쓰고,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지만 대세라는 건 부인하지 않는다"며 "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사업으로 점찍은 로봇과 가전을 결합,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 부회장은 "현재 삼성리서치에서 로봇 플랫폼을 만들려 하고 있고, 삼성 로봇 사업팀도 있다"며 "현재 로봇으로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는 가전이 많아 이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지분을 연달아 인수한 로봇 업체(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와 관련해 "연내 하고 싶다"며 "여러 방면으로 고려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