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조기 편입이 불발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9월 WGBI 편입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GBI를 관리하는 FTSE러셀은 30일(현지시간) 한국의 국채지수를 관찰대상국(Watch List) 지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의 시장 접근성 수준은 WGBI 편입 기준인 레벨 2로 상향 조정됐다.
세계국채지수는 23개 주요국 국채들이 편입돼 있는 선진 채권지수로 자금 규모만 2조5000억 달러(약 3246조원)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채권지수다. FTSE러셀은 매년 3월과 9월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한국은 지난해 9월 WGBI에 관찰대상국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세법 개정에 외국인(비거주자)이나 외국 법인이 우리나라 국채에서 지급받는 이자·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는 등 국채지수 편입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외환시장 개방도를 높이는 개혁방안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FTSE러셀은 한국 정부가 발표한 여러 조치의 이행과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 효과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세게국채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 유입 확대와 수급기반 안정, 이자비용 절감 등을 통해 국채시장 안정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올해 내에 WGBI 정식 편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를 연내 폐지한다. 또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와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외환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추가적인 편의 조치를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반기 중 소득세법 시행규칙, 법인세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각종 신청서와 신고 서류의 공식 영문서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국채통합계좌가 최대한 신속하게 개통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실무협의 등 협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정부는 WGBI 편입을 위해 외국인들의 국채와 통안채 투자에 비과세를 적용했고 외환시장도 선진화 및 거래 시간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결제 프로세스 개선과 글로벌 예탁기관 이용 편의성을 위한 유로클리어 도입 등 2차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편입 불발로 인해 다음 결정시기는 9월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WGBI 불발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비우호적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할 수 있으나, 최근 외국인 자금 유입의 근거가 차익거래 유인 2월부터플러스로 전환, 공공부문 감소 규모 축소 영향이라는점에서 이탈 가능성은 제한적일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