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신한 vs 기세 탄 삼성···'리딩 카드사' 경쟁 점입가경
주춤한 신한 vs 기세 탄 삼성···'리딩 카드사' 경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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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6414억·삼성카드 6223억원···순익차 191억원
차이는 비용···신한 리스비용 37.5%, 대손상각비 34.7%↑
'데이터 사업' 놓고 양사 또다시 자존심 대결 불가피

카드업계 순위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해 유래 없는 불황 속 생존에 급급했던 카드사와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카드사간 명암이 엇갈리면서다. 특히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올해에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순위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가운데 업권 내 전통의 라이벌이라 불리는 카드사들의 행보를 비교해보며, 올 한해 카드사들의 대결구도를 점쳐본다. /편집자주

신한카드(왼쪽)와 삼성카드 본사 전경 (사진=각사)
신한카드(왼쪽)와 삼성카드 본사 전경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업권 1·2위를 다투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한카드가 순이익 1위 자리를 수성했지만, 비용문제에 발목을 잡히며 그 격차를 200억원 내로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양사 모두 올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데이터와 플랫폼을 내세우며 또 한번의 정면승부를 예고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1위 수성에도 마냥 웃을 없는 신한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업권 내 순이익 1위는 신한카드이다. 그 뒤를 삼성카드가 쫓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2007년 LG카드를 인수 합병한 이래 두차례를 제외하곤 업권 순이익 1위 자리를 꾸준히 수성해온 전통의 강자다.

이마저도 2010년과 2014년 삼성카드가 보유한 주식 매각에 따른 영업외수익이 순이익에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이런 구도는 지난해 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이 6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5%(336억원) 감소한 반면,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6223억원으로 같은 기간 12.9%(712억원) 증가하며 순이익 격차가 191억원까지 좁혀진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 면에서 신한카드는 15.3% 감소한 7650억원, 삼성카드는 13.3% 증가한 8489억원을 기록하며 1·2위가 뒤집히는 이변이 발생한다.

이런 이변은 비용관리에서 비롯됐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카드의 총비용이 2조9903억원으로 4.3% 증가에 그친 반면, 신한카드는 3조7337억원으로 15.5%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발목 잡은 비용···고금리 등에 리스·건전성 관리 비용 급증

이 같은 비용격차의 주된 원인은 리스비용과 대손상각비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리스비용이 46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1273억원)이나 급증한 반면, 삼성카드의 리스비용은 1347억원으로 22.1%(382억원) 감소했다.

최근 2년간 신한·삼성카드 영업비용 추이(단위 : 억원, %)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최근 2년간 신한·삼성카드 세부 영업비용 추이(단위 : 억원, %)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리스비용 상승분의 대부분은 운용리스자산의 감가상각비와 처분손실에서 나왔다. 작년 신한카드의 운용리스자산 감가상각비와 처분손실은 각각 977억원, 243억원 늘어났다. 반대로 삼성카드는 각각 110억원, 200억원씩 감소했다.

운용리스자산이란 리스자산 소유에 대한 위험과 보상이 리스제공자로부터 리스이용자에게 이전되지 않는 자산을 의미한다. 또한 감가상각이란 자산을 공정가치로 평가했을 때, 가치감소분을 비용으로 상계하는 것을 뜻한다.

앞서 신한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업 수익성이 악화되자,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할부·리스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이에 지난해 신한카드의 리스자산규모는 3조55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나 급증했다. 이는 7개 전업카드사 리스자산의 55.8%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반면 삼성카드의 작년 리스자산규모는 40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감소했다.

문제는 신한카드의 리스이익이 지난 2019년(451억원)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2020년 들어 326억원으로 축소됐다는 점이다. 2021년에는 114억원 손실 전환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손실규모가 384억원까지 확대되는 등 실적악화의 주요인으로 자리잡는다.

반대로 삼성카드는 신한카드의 1/10에 불과한 자산규모에도, 137억원의 리스이익을 시현한다. 이는 전년(62억원) 대비 두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악화된 건전성도 역시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고정이하여신은 3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나 증가했다. 이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2%로 전년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으며, 연체율은 1.04%로 0.24%포인트나 급증했다.

반면 삼성카드의 고정이하여신은 1971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72%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연체율 역시 0.9%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줄었다.

그 결과 신한카드의 지난해 대손상각비는 50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7%나 급증했다. 반대로 삼성카드의 대손상각비는 5928억원으로 10.4%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비용관리 노력은 수익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3%, 7.54%로 전년 대비 0.43%포인트, 2.17%포인트씩 하락했다.

반면 삼성카드의 ROE는 7.23%로 전년 대비 0.59%포인트나 상승했다. ROA는 1.94%로 전년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지만, 업권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수지비율(총수익 대비 총비용의 비율)도 신한카드는 88.41%로 전년 대비 3.72%포인트 상승한 반면, 삼성카드는 83.14%로 0.78%포인트 하락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 삼성카드가 우위를 보인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회계적으로 리스수익에 대한 부분이 리스와 부수업무 등으로 분리돼 반영된 반면, 비용은 한번에 잡히다 보니 상대적으로 크게 보여진 것"이라며 "리스 부문 비용 상승세는, 지난해 리스자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손상각비의 경우 고금리 기조 속 연체율 등의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라운드는 신사업···데이터 부문 정면승부 예고

이처럼 양사간 실적 격차가 좁혀진 가운데, 두 카드사 모두 올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데이터를 내세우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업권내 데이터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신한카드다. 앞서 신한카드는 약화된 본업 경쟁력을 대체하고자 다양한 비(非)카드 부문의 사업을 활성화 시켰다. 특히 2013년 선제적으로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하는 등 데이터 기반 신사업을 새 수익원으로 낙점하고 있었다.

그 결과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신한카드의 데이터상품은 일반데이터 720건, 보고서데이터 35건으로, 신한카드는 국내 최대 데이터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아가 신한카드는 유럽 등 해외에서 데이터컨설팅을 진행했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과 데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업권 최초로 처음으로 미국 상업용 데이터 컨설팅 시장에 진출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그 결과 신한카드의 데이터 관련 판매액은 지난 2021년 기준 1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카드는 국내 최초 민간데이터댐 '그랜데이터(GranData)'을 바탕으로 그랜데이터 얼라이언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민간데이터전문기관 본 지정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7월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해 참여기업을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참여 기업이 늘어날수록 가명데이터 활용 시너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카드 역시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18일 삼성카드는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클라우드, NICE평가정보, 롯데멤버스와 함께 데이터 얼라이언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을 바탕으로 참여사들은 데이터 상품을 기획·판매하고, 민간 영역뿐만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 및 지자체 등의 데이터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공급 기업–플랫폼 기업–데이터전문기관에 이르는 완성형 데이터 사업 모델을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새로운 수익원 탐색은 카드사들의 고민거리가 됐다"며 "데이터 사업은 당장 수익이 발생하긴 어렵지만, 업권 외적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한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향후 데이터 사업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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