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민영아파트(민간분양+민간임대) 분양실적이 지난해 말 조사된 4월까지의 계획 물량 대비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 미분양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연초에 집중됐던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1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3년 전국에서 분양 및 분양계획인 민영아파트 342개 단지, 총 27만8958가구 가운데 125곳, 14만6382가구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물량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체 공급물량의 절반 이상을 상위 10개사가 책임지는 셈이다. 하지만 연초 예정된 분양일정이 시장 분위기, 규제 완화 시점 등에 따라 줄줄이 연기되면서 올해 4월까지 분양실적은 작년말 계획했던 5만4687가구 대비 71% 감소한 1만5949가구에 그쳤다.
특히 미분양 리스크가 큰 지방에서의 분양을 축소하는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올해 1~4월까지 10대 건설사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10일 기준)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1만302가구, 지방이 5647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조사한 계획물량에 비해 수도권은 61%(2만6747가구→1만302가구), 지방은 80%(2만7940가구→5647가구) 실적이 감소했다.
미분양 리스크 확산으로 주택공급이 위축된 반면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주택수요가 늘면서 전국 미분양 물량도 2월 7만5438가구에서 3월 7만2104가구로 소폭 줄었다.
윤지해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청약수요가 일부 유망 지역 및 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미분양 소진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분양가는 물론, 브랜드 및 규모 등을 고려한 선별청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청약에 적극 나서기 보다 대기하려는 수요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전반적인 청약시장 분위기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