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검찰이 구현모 전 KT 대표에 불법 정치후원금을 건네는 데 가담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구매한 뒤 되파는 이른바 '상품권 깡'을 통해 약 11억5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4억3790만원을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 '쪼개기 후원'한 혐의로 구 전 대표를 비롯해 KT 임직원들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KT는 비자금을 100만∼300만원씩 나눠 임직원·지인 명의로 국회의원 후원회 계좌로 이체했다. 이 과정에서 KT 전·현직 임원 10명이 대관 임원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구 전 대표 명의로는 국회의원 13명에게 모두 1400만원의 후원금이 지급됐다. 구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KT 임원 강모 씨와 박모 씨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 김모씨에는 400만원이 구형됐다.

구 전 대표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민영화된지 20년 된 사기업인데도 여전히 외부 영향력을 벗어나기 어려운 KT의 특수성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7월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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