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약 한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종료됐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저평가됐던 원가 가치가 뛰어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8.6원 내린 달러당 1318.1원에 마감했다. 이는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자, 지난달 17일(1311.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0.7원 내린 달러당 1326.0원에 개장해 장초반 1320원으로 내려왔으며, 오후 1시 반 경에는 1315.5원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의 주재료는 연준 긴축 종료 기대감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은행 위기로 신용여건이 더 어려워졌고, 경제성장과 고용,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예상했던 것만큼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 직후 연준의 긴축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 참여자의 87.3%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 역시 해당 전망을 뒷받침했다. 전일(현지시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지금부터는 좀 더 천천히 움직여도 된다는 인식에 열려 있다"며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지지했다. 그 결과 달러인덱스는 103 중반에서 102 후반대로 떨어지는 약세를 보인다.
견조한 외국인 순매수세도 환율 하락에 일조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557.08로 전장 대비 0.76% 상승 마감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46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 또한 852.04로 하루새 1.23%나 급등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늘 환율 하락세는 파월 의장의 발언도 영향이 있지만, 수급적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오늘 주요국 통화 대비 원화의 절상폭(환율 하락)이 매우 컸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저평가됐던 원화가 강세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