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수도 가격은 20%대 급등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지난 4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여전히 20%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올랐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의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한 뒤 2월 4.8%, 3월 4.2%, 4월 3.7% 등으로 둔화하고 있다. 전월인 4월 상승률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0.4%p(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에도 석유류 하락폭이 컸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8.0% 내렸는데, 이는 2020년 5월(-18.5%) 이후 3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경유는 24.0%, 휘발유는 16.5%, 자동차용 LPG는 13.1% 각각 하락했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0.99%p로 전달(-0.90%p)보다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 석유류가 물가상승률을 약 1%p 떨어뜨렸다는 의미다.
농·축·수산물도 지난해 동월 대비 0.3% 하락하면서 물가상승률을 0.03%p 낮추는 요인이 됐다. 특히, 돼지고기(-8.3%), 국산쇠고기(-6.4%), 수입쇠고기(-8.0%)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면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23.2% 올랐다. 전기요금 인상 등과 맞물려 전월(23.7%)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20%대 급등세를 기록했다. 도시가스는 25.9%, 전기료는 25.7%, 징겨 난방비는 30.9% 올랐다.
같은 기간 서비스물가는 3.7%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1.0% 상승에 그쳤지만, 개인서비스가 5.6%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이 6.9%, 외식 제외 서비스가 4.7%를 기록했다. 외식은 전월(7.6%)보다 상승폭이 0.7%p 축소됐다.
월세, 전세 등 집세는 지난해 동월 대비 0.6% 상승했다. 다만 최근 전셋값 하락세와 맞물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3% 올라 전월(4.6%)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은 4월 4.0%에서 5월 3.9%로 0.1%p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그간 근원물가가 많이 하락하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5월에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가 소폭이나마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많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