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액 18.2% 감소 예측
"AI반도체 단기 수요는 낮은 편"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하반기에도 국내 반도체 산업이 역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인공지능(AI)로 인한 수요 증가가 예상보다 낮아 올해 반도체 수출액은 10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한국경제 덮친 수출 한파, 산업별 전망은?'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반도체와 전기전자 분야를 발표한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두 자릿수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반도체는 12.8%, 정보통신기기 13.6%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반도체 수출액 규모가 1000억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2022년에는 1292억달러, 지난 2021년에는 1280억달러였다. 지난 4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269억달러로 지난해 규모의 20%에 불과하다.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이 수출 부진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특히 D램 DDR4 8Gb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4월 기준, 전년 같은 달보다 57.5%나 급격하게 떨어졌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128Gb MLC가 2022년 4월에 4.81달러에서 올해는 3.82달러로 감소했다.
다만 이에 대해 김 전문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단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제품 수요가 크게 떨어졌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그 이유로 그는 "가격 하락과 수출액 감소가 비슷한 수준에서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수요 수준은 비슷한 상황에서 가격 하락을 이어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반도체 산업 전망이 예상과 달리 밝지 않다는 것에 대해 그는 "AI 반도체 관련 단기 수요가 예상보다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전에 비트코인 등이 반도체 수요를 이끌갔다면, 최근에는 AI가 반도체 수요를 이끌어갈 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 단기 전망으로 볼 때 AI가 수요에 큰 영향을 주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세계 빅테크 기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투자를 늘리는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0.8%), 정보통신기기(-13.6%), 가전(-19.6%) 등도 하반기 수출액이 감소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