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추진선, 안전성과 경제성으로 아직 상용화 한계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조선 업계가 탄소배출이 적은 LNG·LPG 연료 추진 선박을 뛰어넘어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차세대 그린선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는 '저(低)탄소' 선박을 넘은 완전 '탈(脫)탄소' 선박인 수소 추진선 상용화를 최종 목표로 잡고 있다. 최근엔 그 과도기 단계로 메탄올, 암모니아, 액화수소 등 다양한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14일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IMO는 지난 7일 런던에서 개최된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전략 개정안을 채택했다. 국제 해운 부문에 있어 탄소 감축률을 2030년까지 20%, 2040년까지 70%, 2050년 무렵에는 탄소중립을 목표한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저·무탄소 연료 기술을 전쳬의 최대 10%까지 사용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6월 기준 친환경 연료 추진선 발주량은 2318척으로 지난해 같은 달 1629척과 비교해 42.3% 증가했다.
현재 LNG 추진선은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 추진선과 비교해 황산화물(SOx) 배출이 거의 없고 질산소화물(NOX)과 온실가스 배출은 각각 85%, 25% 이상 적다. 그러나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수소 추진선은 아직 안전성과 경제성이 가장 큰 상용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수소는 폭발 위험성으로 관련 운용시스템 개발에 어려움이 있으며 수소 자체의 생산비 또한 높아 경제성까지 아직 떨어지기 때문이다. 연료 생산, 급유 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며 안전 관련 법규 정비가 필요하는 등 여러 한계 요인으로 아직까지 상업적 수요는 없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는 기존 내연기관 추진선과 수소 추진선의 과도기 단계서 다양한 대체 연료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13년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PC선(중형 선박)을 4척 수주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린 메탄올'은 신재생 에너지인 풍력, 태양광 발전 등으로 생산한 그린수소와 여러 산업의 배출가스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를 합성해 만든다. 배출한 탄소 그대로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 2021년 8월에는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사와 '그린 메탄올' 연료 사용 계획을 세워 초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8척을 선조계약 체결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전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10월 영국 로이드 선급(국제 인증기관)으로부터 초대형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 기본인증은 초기 기술 개발 단계에 있어 타당성 인증이다.
암모니아(NH3)는 구조상 질소만 추출할 수 있는데 액화수소 대비 상온에서 쉽게 액화되고 단위 부피당 수소의 저장 용량도 1.5배 이상 커 수소의 효율적 운송수단으로 여겨진다.
특히 한화는 암모니아를 통해 질산을 생산, 판매하는 정밀화학사업을 갖추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의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2025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LNG 운반선에 적용 가능한 친환경 로터 세일 시스템,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대만의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6000 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 총 3조9600억원을 수주했다. 회사가 역대 수주한 최대 금액이다.
회사 측은 "이번 수주로 선박 대체연료 추진 제품군을 LNG에 이어 메탄올까지 확대해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 메탄올에 이어 암모니아, 수소 등 저·탈탄소 제품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액화수소 운반선의 경우 업계 최초 멤브레인 방식의 화물창 기술을 독자 개발해 영국 로이드선급과 한국선급으로부터 기술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멤브레인 방식은 얇은 판을 이어 붙여 단열재로 감싸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 중립이 한국 조선 업계에서도 큰 관심사"라며 "한국이 친환경 선박에 있어 선두를 지키고 있는만큼 앞으로도 완전 탈탄소 선박의 상용화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