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화이 자동차 솔 X4, 모스크비치3으로 이름 바꿔 생산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중국산 자동차가 러시아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49%에 달한다. 2년 전인 2021년 6월까지만 해도 중국산 자동차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7%에 불과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떠난 유럽,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의 빈자리를 중국산 자동차가 속속 채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이날 통계를 내고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대러 승용차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4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6월 러시아 자동차 판매 자료를 보면 상위 10개 제조사 중 6개가 중국 자동차 제조사"라며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러시아 내 생산량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르노, 닛산 등 유럽과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남기고 떠난 빈 공장을 헐값에 사들여 자사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중국 장화이 자동차의 경우 르노가 남기고 떠난 모스크바 공장에서 자사 SUV 솔 X4를 모스크비치3(Moskvich3)로 이름을 바꿔 생산하고 있다. 모스크비치는 소련 시대 만들어진 자동차의 차명이다.
중국 제일 자동차는 러시아 자동차 제조사 아브토바즈와 협업을 통해 닛산이 남기고 떠난 상트페테르부르그 공장에서 라다 X-크로스5를 생산하고 있다. 이 차는 제일 자동차 베스튠 T77과 이름만 다른 쌍둥이 모델이다.
로이터는 "모스크비치의 재탄생과 라다 X-크로스5 생산은 중국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 분석가인 블라디미르 베스팔로프는 "중국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장악력이 커지는 것은 러시아에 이득"이라면서 "유휴 공장을 재가동하고, 현지 고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자동차 생산량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140만대에서 지난해 45만대로 급감했다. 이는 소련 붕괴 이후 최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