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건설사들이 연일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연구개발비는 우하향하거나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파이낸스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평균 0.6%대로 타 업계 대비 낮은 수준이다. 10대 건설사 중 0.1%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도 두 곳 있었다.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의 건설신기술 활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기술 적용공사비는 4022억원(1726건)으로 2021년 대비 15.1%의 공사비가 줄었고, 적용 건수도 10.9% 감소했다. 이는 2010년 공사비 규모 6500억원을 정점으로 이후 전체적으로 하락해 현재는 2005년(3720억원) 이후 최저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 관계자는 "건설 신기술 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제안들이 있었다"며 "공모를 통해 기술을 제안받는 공모형 방식으로 신기술을 지정하는 등 신기술 지정방식을 다변화하자는 요구나, 시공실적 제출 기한을 완화하는 방침 등이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신기술이란 국내 최초로 개발·개량한 기술 중 신규성과 진보성, 현장적용성을 판단해 국토부가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지정한다. 최초 지정시 8년간 보호되고 7년 범위에서 1회 연장할 수 있다. 국토부 자료에 의하면 올해 1월 기준 총 953건이 건설신기술로 지정됐다.
현재 시공능력 순위 10대 건설사가 보유한 건설신기술은 평균 5.6개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8월18일 기준) 10대 건설사중에선 현재 포스코이앤씨가 16개로 가장 많은 건설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7월 국토부 건설신기술(966호)로 지정된 '합성전이보(P-Girder) 공법'의 공동 개발자이기도 하다. 롯데건설, 신세계건설, HL 디앤아이한라, 한양건설, 호반건설, 피컴스 등이 이 개발에 참여했다. 합성전이보는 후판, 'ㄱ자' 형강, 'ㄷ자' 형강 등 강재를 적용해 강도와 강성을 높이고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시킨다.
이어 롯데건설이 10개, GS건설이 7개로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차음성능을 향상시킨 경량건식벽체 시공기술(금형펀칭 스터드와 리질리언트 채널의 끼움기술에 의한 경량건식벽체 시공공법)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벽체보다 두께가 얇고 가벼운 벽체로 고차음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소음 및 진동의 주된 이동경로가 되는 수직 샛기둥과 마감재를 이격시켜 소리의 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기술이다.
GS건설의 경우 해수담수화 플랜트 공정에서 발생하는 해양 오염을 줄이는 '압력지연삼투(PRO)를 이용한 플랜트 에너지 화수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역삼투(RO) 방식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공정 대비 20%이상 담수전력을 절감하고, 해수담수화 플랜트 공정에서 파생돼 바다로 배출되는 고농도 RO 농축수를 유도용액으로 희석 배출해 해양 오염을 줄인다.
중소 건설사들이 개발한 건설신기술 중에는 KH건설의 '고화재인 바인더스를 사용해 변단면 형상의 개량체를 지중에 형성하는 저하중 건축물용 지반 개량공법(PF공법)'이 지난해 가장 많은 활용실적(324억원, 72건)을 기록했다. 이 기술은 고화재인 바인더스를 원지반 토사에 주입·교반해 하부에서 지지층까지 침하를 억제하는 작은 직경의 개량체를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기술인증센터 관계자는 "(신기술 보유한 업체는) 공공사업 입찰 때 가산점을 받고, 해외 수주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 며"주택시장이 좋았을 때는 고난도 건설신기술 필요성이 크게 없었지만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해외 수주 등이 늘면서 건설사들의 신기술 투자·개발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