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2%대 물가에 5연속 금리 동결···추가 인상 가능성 여전 (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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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결정, 시장 전망치와 부합···물가·경기둔화 영향
3%대 근원물가·2%p 한미금리차 등에 매파 기조 유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했다.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로 둔화된 데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반기 물가 반등 가능성이 높은데다,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금리차 등을 감안할 때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하는 등 총 10차례에 걸쳐 3%p를 올렸다가,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5회 연속 동결했다. 

이번 동결결정은 시장 전망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2명이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8명은 0.25%p 인상을 예상했다.

동결전망의 주요 근거는 둔화된 물가상승세다. 금투협 관계자는 "물가지표가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한은이 현 금리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지난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3.3%까지 떨어지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경기둔화 우려 역시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기존 수준을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를 2.2%로 5월 전망치 대비 0.1%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이 278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줄었다. 이는 월간 11개월 연속 감소세로, 3개월 만에 무역적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특히 대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 입장에선 중국 부동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따른 중국경제 침체가 우리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높일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3.3%로, 여전히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어서다.

더구나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등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요소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이달을 기점으로 물가상승률이 재반등할 것으로 관측했으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5%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사상 최대치인 2%p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차와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환율 역시 변수다. 해당 요인들은 외국인 자본 유출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금통위 역시 추가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8~9월 반등해도, 둔화 추세가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기준금리 레벨도 긴축 영역에 들어선 만큼 긴축 기조 유지로도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 추가 확대 여부도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금리차가 외환·금융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며 "금리차보다 연준의 스탠스가 중요하다는 한은 총재의 발언처럼 미국이 먼저 움직인 뒤에나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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