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료업체 일부에 요소 수출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는 해외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규제로 국내에서 요소수 대란이 있었던 만큼 중국 정부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중국 대형 비료 제조업체 일부가 이달 초부터 신규 수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며 "1개 생산업체가 비료 수출을 줄인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중국 최대 요소 생산·수출업체인 중눙그룹(CNAMPGC)은 중국 메신저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국내 요소 비수기·성수기 전환과 동계 비축의 중요 시기를 맞아 최근 국내에선 요소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요소 선물 가격은 6월 중순부터 7월 말 사이 50% 급등한 이래 등락을 거듭해 왔다. 이달 1일 요소 선물의 t당 평균 가격은 2356위안(약 43만원)으로 6월 1649위안(약 30만원)에 비해 700위안 이상 올랐다.
우리 정부는 중국 일부 기업의 요소 수출 중단에 대해 중국 정부의 공식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측은 전면적으로 요소 수출을 제한하는 정부의 공식 조치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요소수는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수증기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대기오염에 따른 가스 배출 규제 때문에 국내 화물차에 필수적으로 쓰이고 있다.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규제 당시에도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확보하지 못해 국내 물류대란이 우려되기도 했었다. 우리나라는 인도, 호주, 미얀마 등과 함께 중국산 요소의 주요 수입국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요소 수출 규제로 2021년 물류 대란이 다시 한번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21년 전면 수출 통제와 달리 비료 수급난에 따른 일부 통제인 만큼 대규모 요소수 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와 민간이 합쳐 두 달 분량의 요소를 비축한 상태이며 수입업체들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요소 수입선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조만간 요소 수입업계 관계자들과 민관 요소 공급망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수급 상황을 정밀하게 다시 진단하고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