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고금리로 수익성 악화···"눈높이 낮춰야"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하반기 주도주로 활약이 기대됐던 로봇주의 기세가 '고금리' 벽에 부딪쳐 꺾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당일(5만1800원)에 비해 31.47% 하락한 3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다른 로봇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9월 11일 장중 최고가 24만2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날 13만300원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이 외에도 52주 신고가 대비 이날 종가 기준 유진로봇은 -29.25%(1만6070원→1만1370원), 로보스타 -46.56%(4만5000원→2만4050원), 티로보틱스 -46.78%(3만7150원→1만9770원)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양새다.
불과 한 달 전 로봇주들은 연일 상승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느라 정신 없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두산로보틱스가 호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광풍이 물러간데다 고금리 상황과 부딪치면서 로봇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식어갔다.
로봇주는 금리가 오르면 투자나 연구개발에 자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비용이 높아져 수익 내기가 어려워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공모 가격도 비쌌는데, 로봇주의 상승세로 이같은 가격을 유지했던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로봇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주가도 중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주 뿐만 아니라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 등 성장주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금리 민감도가 낮은 가치주가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우려와 금리 급등이 더해지면서 대형주의 반등이 빠를 것"이라며 "가치주는 과도한 금리 부담이 완화하면 연말 배당 수요가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차전지 종목의 상승 동력이었던 산업 패러다임 변화는 유효하지만, 금리 부담이 크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구간에서 눈높이 조절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