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지난번 주총 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해 합병을 진행했다. 기업이 분할은 있어도 합치는 것은 흔치 않으니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이 좋은 결정이라고 했고 현재는 합병을 통한 그룹의 성장을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이 25일 여의도 NH증권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합병으로 2030년 3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셀트리온 그룹 주가가 저평가돼있는 만큼 제품과 경영 역량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자사주를 지속해서 구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치만큼 매출과 이익이 나올 수 있도록 현장에서 진두지휘하겠다"라며 "많은 관심을 보여준 주주들에게 앞으로도 의미 있는 도약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승인 안건에서 기권한 것과 관련해 국민연금을 포함해 기권한 주주들이 모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주총 때 반대 표가 얼마나 나왔는지는 답변할 수 없지만, 반대 표를 던진 분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그만큼의 자금이 준비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합병을 준비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에 대비해 1조원 가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이 미국과 유럽처럼 바이오산업으로 세계에서 꼽히는 나라가 되길 바라며 저와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기업 합병은 연내에 차질 없이 마무리되도록 준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합병 계획 발표 당시 공지한 대로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양사 간 합병이 마무리되면 6개월 안에 셀트리온제약 합병 절차를 신청할 것"이라면서 "한 번에 3개 기업을 하면 이해관계가 충돌해 힘들겠다는 판단이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중에 3사 합병이 마무리될 예정"이라면서 "내년에 종합 제약사로 도약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합병이나 자사주 취득을 승계 문제와 연관 짓는 일부 시선에 대해 "지금 와서 (승계와 관련) 편법과 우회 정책을 쓸 생각이 없다"라며 "자사주 취득과 승계는 연결고리가 없다. 증여세로 몇조 원은 내야 할 것이기에 승계할 방법도 없다"라며 답했다.
그는 "이렇게 회사가 성공할 줄 몰라서 상속 준비를 안 했다"라며 "지금은 그것을(상속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합병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주들에게 셀트리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식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주가 배정된다.
양사는 23일 개최한 각각의 주주총회에서 참석 대비 찬성 비율 셀트리온 97.04%, 셀트리온헬스케어 95.17%의 합병안 찬성으로 합병 계약을 승인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28일이며, 회사는 내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거쳐 연말까지 합병을 마무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