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105.93 '하락'···유로·파운드 상승, 위험 선호에 원화값 '급등'
외국인 이틀째 국내증시 '사자'···인터넷·IT S/W·이차전지 등 성장주 강세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신민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덜 매파적' 발언의 여파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두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8거래일만에 최고치로 마감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20.5원 내린 달러당 1322.4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9월 4일(종가 1319.8원) 이후 약 두달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달러 약세는 FOMC의 긴축 경계감이 완화된 영향이 크다. 지난 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시기상조라면서도 높아진 시장금리를 바탕으로 통화정책의 효과를 지켜본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둔화된 소비수요와 근원물가 상승률 등을 근거로 사실상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판단했다.
이 날 환율 급락은 시장금리 하락세 영향도 있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일 4.9% 수준에서 이날 4.666%로 급락했다. 2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각각 4.993%, 4.804%로 떨어졌다.
미국의 국채 발행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고, 특히 지난 발행 계획에 비해 장기물을 중심으로 액수가 줄어들면서 국채 금리가 진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달러인덱스도 105.93선까지 하락했다. 반대로 유로와 파운드 등 주요 통화는 일제히 상승했고,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원화의 절상폭은 더욱 커졌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은 "이번 FOMC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에서 안도랠리가 나타났다"며 "미국 장기채 금리도 하락한 데다 국내 수출지표도 좋게 나오면서, 최근 긴축 경계감이 고조됐던 이전 수준까지 되돌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FOMC 결과와 금리 인하는 별개다. 추후 물가 지표 등도 나오면서 속도조절이 있을 것"이라며 "1300원대 밑으로 한꺼번에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1%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장을 마쳤다. 위험 선호심리 회복으로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5.22p(1.08%) 오른 2368.34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2.47p(0.96%) 상승한 2365.59로 시작했다.
외국인은 1340억원어치, 기관은 1634억원어치를 매수하면서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 10월 한달 동안 매수 우위를 보인 날이 3거래일에 불과했지만, 11월 들어서는 이틀 연속 1000억원대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은 이날 3029억원어치를 팔았다.
프로그램매매에서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로 총 513억6800만원어치가 순매수됐다.
업종별로 보면 달러 약세로 유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화학 업종이 2% 넘게 올랐다. 또 서비스업(2.58%), 증권(1.62%), 금융업(1.60%), 철강금속(1.58%) 등도 상승했다.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0.14%)와 삼성바이오로직스(-0.98%), 기아(-1.15%), 현대모비스(-0.23%), 삼성생명(-0.14%), 하이브(-5.05%) 등이 하락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종목은 720곳, 하락종목은 161곳, 변동없는 종목은 54곳이다.
코스닥지수는 9.21p(1.19%) 오른 782.05로 장을 마쳤다. 6.44p(0.83%) 오른 779.28로 장을 시작했다.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5.99%), 엘앤에프(2.96%), 알테오젠(0.88%), 펄어비스(2.75%), 레인보우로보(6.91%), 루닛(15.62%), 카카오게임즈(6.09%) 등이 올랐다.
김석환,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의 파월 의장 발언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미국 국채금리 하락, 달러 약세에 힘입어 위험선호심리가 회복됐다"며 "인터넷, IT S/W, 이차전지 등 성장주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터넷주인 NAVER가 3분기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했고, 카카오 실적 기대감이 동반 반영돼 국내 증시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