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만족도 직원 친절도, 정시성 등 평가···안전·보안 후순위
보안 회사, 공항공사의 자회사로 공항의 지시 자유로울 수 없어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고객 경험 최고 등급 달성', '고객 만족도 2년 연속 우수' 등 높은 서비스 만족도를 보이는 인천국제공항에 항공 보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보안 사고 건수가 늘어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 품질 명성이 좀먹고 있다.
3일 국제공항협의회에 따르면 공항 서비스 우수 정도를 평가하는 '고객 경험' 평가는 직원 친절도, 체크인 효율성, 정시성 등을 포함한다. 이같은 서비스 관련 지표들은 보안과 안전성에 배치된다. 이를테면 '체크인 효율성' 항목 만족을 위해 보안을 철저히 할수록 수속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서비스 만족도는 낮아지게 된다.
지난 1년간 일 평균 이용객 수는 최소 12만7800명에서부터 최대 18만2000명까지, 6만명 정도 차이가 났지만 보안 관련 요원은 3200명 수준을 유지했다. 이 인원이 정해진 항공기 출발 시간에 맞춰 모든 보안 관련 수속을 마쳐야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최소 39명을 담당하던 직원들이 최대 43%가 증가한 56명까지 담당하게 된다.
항공 보안 몫은 자회사 담당이다. 자회사 인천국제공항보안은 지난 9월 현재 368명이 결원 상태다. 특히 본사 보안담당은 4조 2교대이지만 자회사 인력은 대부분 3조 2교대로 운영된다. 보안과 배치되는 서비스는 높여야 하고 보안담당 인력은 부족하거나 과로에 시달리면서 갈수록 보안 사고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은 지난 10월 국감에서도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실제 올해 보안 실패 사례로 지난 3월에는 반입 금지 물품인 9mm 실탄 2발이 기내에서 발견되기도 했으며, 출국장 쓰레기통에는 소총이 나왔다. 극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아연실색할만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질 일이었지만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국감에서 사람의 판독 능력 탓으로 돌렸다. 관련 보안 담당 직원은 5년 넘게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기내 반입 금지 물품 적발 사례는 총 80만257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어났다.
공항은 또 보안 실패 이유를 이용객 수 증가로 분석했다. 공사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적발 건수가 100만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용객수 증가만큼 보안 인력을 늘려야 하는데 보안자회사 인천국제공항보안의 지난 9월 현재 결원만 368명이다. 결원 규모는 2020년 244명, 2021년 417명, 2022년 532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다 지난달 368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항공보안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자회사는 보안과 배치되는 서비스를 중시하는 본사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눈치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항공보안 강화를 위해 보안 자회사의 독립 필요성도 거론된다.
조성환 서울문화예술대학교 항공보안 교수는 "서비스 지표 항목은 시설을 포함한 공항의 전반적인 고객 편의 사항에 대해 평가하는데, 서비스 만족 평가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만이 운영을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법무국 출입국관리에서 입출국 심사 또한 원활해야 된다"며 "현재는 철저한 보안으로 심사가 늦어지면 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철저한 보안 유지를 위해서는 보안 요원 소속 자회사를 독립된 기관으로 만들어 전문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