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인사들 일제 반대…일단 제외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정부가 내놓은 1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간 통합 문제가 제외됐다. 신·기보 간 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보 측과 보증 수혜자인 중소기업, 해당 지자체 등에서 반대여론이 워낙 거세 신·기보 간 통합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신·기보 통폐합 여부에 대해 공청회 등 여론 수렴 절차를 걸쳐 9월 중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말 국회 공기업특위 보고시 8월 중으로 최종안을 확정하겠다고 보고했지만 지난 12일 금융위는 국회 공기업특위 보고자료를 통해 "8∼9월 중 기보와 신보 통합여부에 대한 공론화 과정 및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최종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신·기보 간 통폐합 결정이 자꾸 늦춰지는 것은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신·기보 통폐합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신보와 기보 간 중복 보증 문제를 해소하고 수요자 측면을 고려해도 양 기관을 통합하는 것이 편의적이고 시너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관련 기관과 단체들의 반대여론이 너무 거세 정부의 의지대로 추진해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중소기업중앙회·벤처산업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한국IT기업연합회·산학연전국협의회·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등 중소기업단체들이 양 기관 간 통합에 반대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부산상의·부산시 등도 "기보와 신보는 기능적으로 더 이상 같지 않은 기관으로 중소기업 입장에서 통폐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나섰다.
기보 본사가 위치하고 있는 부산시에서도 양 기관의 통합 반대에 힘을 싣고 있다. 부산시 허남식 시장을 비롯한 김정훈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 조경태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제종모 시의회 의장,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이장호 부산은행장, 이계식 부산발전연구원장, 정선길 기술보증기금 전무이사 등 각계 대표들과 함께 13일 대책회의를 갖고 신·기보 간 통합 저지를 위해 공동 대응키로 결의했다.
부산시는 지난 8일 기술·벤처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11일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술보증기금 독자존치를 희망하는 시 입장을 공식 표명하고 건의문을 정부 관계 부처에 제출한 바 있다.
이같은 반대여론에 청와대 측에서는 양 기관의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이번 1차 선진화 방안에 포함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보 관계자는 "실익적인 측면에서도 두 기관의 통합은 불필요하다"며 "실제 수요자인 중소기업에서도 반대하는 통합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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