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외환보유액이 세달 만에 감소했다. 올해 초 달러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유로·엔화 등 주요국 통화 외화자산의 환산액과 외화예수금이 일제히 줄어든 결과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도 영향을 미쳤다.
5일 한국은행의 '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이 4157억6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43억9000만달러 줄었다.
앞서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외환보유액 증가의 주된 원인은 달러 강세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과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줄었다"며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에 따른 일시적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달러인덱스(DXY)는 지난달 말 기준 103.4로 전월(101.23) 대비 2.1%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에 따라 주요국 통화 가치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 달러 대비 유로화는 2% 절하됐고, 파운드화 가치도 0.3% 내렸다. 특히 엔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4.2%나 줄었고, 달러인덱스에 포함되지 않는 호주 달러화 가치도 3.3%나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외환보유액의 88.7%를 차지한 유가증권은 3686억8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49억8000만달러 줄었다. SDR(특별인출권)은 한달새 1억5000만달러, IMF포지션은 7000만달러씩 감소했다.
다만 예치금은 227억8000만달러로 한달새 8억1000만달러 증가했고, 금은 47억90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세계 9위를 유지했다. 글로벌 외환보유액 순위는 지난 6월 홍콩을 제치고 8위로 올랐지만, 두달 뒤인 8월에 다시 9위로 내려왔다. 이후 5개월 연속 9위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