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HMM(옛 현대상선) 매각 작업이 최종 무산됐다. 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과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협상 기한 마지막날인 6일 자정까지 막바지 협상을 이어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HMM은 당분간 채권단 관리 체제로 유지된다.
산업은행은 7일 HMM 매각 관련 입장문을 내고 "산은·해진공과 우선협상대상자는 7주에 걸친 협상기간 동안 상호 신뢰 하에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하림 컨소시엄은 HMM 지분 57.9%를 6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으로 우협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양측은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으나, 경영 주도권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기한을 지난달 23일에서 이달 6일까지로 2주 연장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하림 측은 HMM 지분을 인수한 후에는 산은과 해진공의 과도한 경영 개입이 있어선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매각 측은 HMM이 국가 해운산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일정 부분 경영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맞서왔다.
또 하림은 매각 측이 제시한 '5년간 주식 보유 조건'에 대해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는 예외해달라 요청해왔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금을 회수해 이익을 내야 하는 FI의 특성을 감안한 요구였지만, 이 또한 매각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산은과 해진공은 HMM의 지분 57.9%를 그대로 보유한 대주주로 남게 된다. 여기에 1조6800억원 규모의 잔여 영구채까지 갖고 있다. 이 영구채는 올해와 내년에 차례로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한다. 산은과 해진공은 배임을 우려해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영구채의 주식 전환 시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더 상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