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돌봄서비스 인력난, 외국인 노동자 통해 해결해야"
한은 "돌봄서비스 인력난, 외국인 노동자 통해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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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발표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 비용부담 완화 방안 병행"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난을 외국인 노동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별가구가 외국인을 직접 고용하거나 고용허가제 확대, 돌봄서비스업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의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5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은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 BOK이슈노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돌봄서비스직의 구직자 1명당 빈 일자리 수 비율(tightness)은 1.23으로,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 직종인 설치·정비·생산직과 유사한 수준이이다.

특히 돌봄서비스직의 인력난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돌봄서비스직의 빈 일자리가 한 달 이내에 채워질 확률은 팬데믹 이전 80% 이상에서, 최근 50% 이하로 낮아졌다. 앞으로도 하락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연간 돌봄서비스직의 노동공급 부족 규모는 △2022년(19만명) △2032년(38~71만명) △2042년(61~155만명) 등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2042년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은 수요의 약 30%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돌봄서비스직 수급 불균형으로 간병비와 가사·육아 도우미 비용 역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간병비와 가사도우미료는 2016년에 비해 각각 50%, 37%씩 상승했다. 이는 해당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28%)을 크게 상회한다.

고용분석팀은 요양병원 등에서 개인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필요한 비용이 현재 월 37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고령가구(65세 이상) 중위소득의 1.7배 수준이며, 자녀 가구(40~50대) 중위소득 대비로도 60%를 상회한다. 또한 육아 도우미 비용(264만원)도 30대가구 중위소득의 50%를 상회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돌봄비용의 증가로 발생할 사회적 문제다. 대표적으로 양극화로 인해 양질의 시설요양 기회가 축소된다는 점이다.

현재 대다수의 요양원은 인력난과 비용부담으로 법적으로 요구되는 최소인력만을 고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공공기관이 비영리로 운영하는 시설이나 추가 비용을 받는 프리미엄 요양원의 경우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나, 그 수가 매우 적어 대기인원이 정원의 17배에 달한다.

또한 가사·육아 도우미 비용 상승은 여성 경제활동의 기회비용을 높여 젊은 여성의 퇴직과 경력단절로 이어진다. 이는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20~30대 여성의 경우 육아 수요가 많지만, 월평균 임금이 가사·육아 도우미 비용의120%(2022년 기준 약 300만원) 이하인 비중이 81.9%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자리를 포기하고 육아에 전념하는 것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이밖에 간병비 부담과 시설요양 기피로 가족간병이 늘어날 경우, 해당 가족의 노동시장 참여를 제약하면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손실규모를 GDP 대비로 환산하면 2022년 0.9%에서 2042년 2.1~3.6%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용분석팀은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하는 동시에 비용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며 두가지 방식을 제시했다.

먼저 개별 가구가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사적 계약 방식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돼 비용부담을 낮출 수 있다. 현재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이 해당 방식을 활용 중이다.

다만 최저임금법 적용 등에 대한 불확실성과 사적 계약의 특성상 요양시설 등에서 근무할 인력을 확보하는 데는 활용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로 외국인에 대한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에 돌봄서비스업을 포함하고, 해당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방식이다.

해당 방식은 재가요양과 시설요양 모두에 활용될 수 있고, 관리·감독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이해당사자들의 이견으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고용분석팀 관계자는 "해당 방안들은 국내법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등 제약 하에서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난과 비용부담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해 관련 논의의 진행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외국인 노동자 도입은 그 목적과 영향 등에서 이민정책과 다르며, 실제 정책 시행을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고민해야 할 현실적 문제들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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