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부산) 조하연 기자] 회장 선출을 놓고 1년 가까이 내홍을 겪고 있는 대구미술협회가 이번에는 전임 회장의 욕설과 폭언으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비구니(여승) 승려 A 스님은 지난 2월 이점찬 대구미협 전임 회장으로부터 끔찍한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 2월 5일 저녁 이점찬 전 회장은 A스님에게 전화를 걸어 "야 씨X년아! 리스펙트! 내가 있지, 마 디X라고, 씨X년이"라고 욕설과 폭언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전 회장은 지인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A스님에게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어 "씨X년이 개XX 년이... 머리는 아무 것도 없으면서", "죽을 X이"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취재진이 확인한 이점찬 전 회장의 욕설 녹취파일은 차마 기사로 옮기기 힘든 수준이었다. 출가한 스님이지만 여성인 비구니 승려에게 성적인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A스님은 취재진에 "지난 1월 열린 이점찬 씨의 개인전시회의 정산 마무리 과정에서 약간의 마찰이 있었으나 욕설을 할 상황은 아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스님은 최근까지 이점찬 전 회장이 개인전을 열었던 호텔수성 로비 갤러리의 관장을 맡은 바 있다.
A스님은 이날의 충격으로 현재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불교 미술인 '선화' 작가로, 대구미협 회원이기도 한 A스님은 작품활동도 멈췄다. A스님은 이점찬 전 회장을 모욕죄 등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점찬 전 회장은 취재진의 통화와 문자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탐사전문매체 뉴스워크 보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욕설 폭언을 시인하며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치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이어 "조만간 스님께 정중히 사과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취재가 진행 중인 15일 현재까지 비구니 A스님에 대한 사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회장 선출을 놓고 내홍 중인 대구미술협회는 둘로 쪼개진 상태다. 대구미협은 지난해 1월 고(故) 김정기 전 회장의 별세 이후 3월 이사회 선거를 통해 노인식 회장이 선출됐으나, 대구미협 정상화추진위가 이에 불복하며 법원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현재 대구미협은 도병재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며, 이사회 결의 무효 본안 소송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부 회원들이 올해 2월 이점찬 전임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대구미협 현 집행부 측은 이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