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21.2억달러 급감···'슈퍼엔저'에 엔화는 늘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달새 24억달러 가량 줄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환율 고점 인식 속 달러 예금이 크게 줄어든 데다, 수입결제대금 지급 등이 겹친 영향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889억6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23억9000만달러나 감소했다. 전월(-36억6000만달러) 대비 감소폭은 줄었지만,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해당 감소세를 견인한 것은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의 81.2%를 차지한 미 달러 예금이다. 5월 달러예금이 722억1000만달러로, 한달새 21억2000만달러나 급감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수입 결제대금 지급, 환율이 높은 수준이라는 인식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월평균 원·달러 환율 추이를 보면 3월 1330.69원에서 4월 1367.83원으로 30원 넘게 급등했다. 이후 5월에도 1365.39원 수준의 원화 약세가 이어지며, 차익실현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뿐만 아니라 유로 예금(44억7000만달러)도 3억6000만달러 줄었다. 수입 결제대금 지급, 일부외국계 기업의 국내투자 확대 등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엔화 예금(100억7000만달러)은 3억6000만달러 늘었다. 한은 측은 "올해 들어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의 강세전환 기대 등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투자자예탁금, 개인예금 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월평균 원·엔 환율은 4월 889.97원에서 지난달 875.88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밖에 위안화 예금(10억9000만달러)은 1억8000만달러 늘었지만, 영국 파운드 등이 포함된 기타통화 예금(11억2000만달러)은 4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739억5000만달러로, 4월과 비교해 25억6000만달러 줄었지만, 개인예금(150억1000만달러)은 같은 기간 1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 예금잔액은 한달새 26억8000만달러 감소했지만, 외은지점의 예금은 2억9000만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