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한 장 당 6800원···부가세 10% 별도
"소비자, 가격보다 품질과 착한 소비에 초점"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국내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스타일 인 쉬인'을 서울 성수동에서 열고 본격적으로 국내 패션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9일 오전 기자가 방문한 팝업스토어 매장은 팝업의 성지라고 불리는 성수동에 명성에 맞지 않게 한적했다. 점심시간 직전인 시간대를 감안해도 팝업 방문객보다 직원들의 수가 더 많을 만큼 한산했다.
총 2층으로 이뤄진 팝업스토어의 1층에는 쉬인의 글로벌 앰배서더인 배우 김유정의 사진과 그가 착용했던 옷인 쉬인의 서브 브랜드인 '데이지' 제품이 전시된 공간과 팝업 이벤트존으로 나눠져 있었다. 팝업스토어 내에서 미션을 완성하면 김유정 친필 사인, 굿즈, 쿠폰팩 등 다양한 상품을 지급했다.
2층에는 쉬인의 다양한 옷들과 탈의실이 있었다. 2층은 팝업스토어라기보단 상설할인매장을 연상시킬만큼 별다른 특징 없이 갖가지 옷들만 있었다. 쉬인이 초저가로 한국 진출 선전 포고를 내세운 만큼 제품의 가격은 매우 저렴했다. 티셔츠는 한 장 당 6800~1만원이고 원피스나 재킷 등도 1만~2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했다.
팝업스토어를 구경 중이던 정 모(24) 씨는 "5만원으로 티, 바지, 자켓까지 구매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해서 혹하긴 한다. 반팔이나 나시처럼 한철로 사서 입는 경우가 많은 옷들은 사볼만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블라우스나 바지 등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 괜찮았지만 반팔 티나 셔츠 등은 자세히 보면 박음질이나 장식 부분의 디테일이 아쉬워서 가격과 품질 두 가지를 잡긴 아직 어려워 보였다. 특히, 2층 벽면을 보면 '계산 시 옷 가격표에 부가세 10%가 추가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를 본 방문객 이 모(33) 씨는 "중국 사이트라서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돼서 오프라인으로 사는게 더 안전할 거 같다. 10%가 개인정보 가격인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쉬인은 해외 직구에 대해 붙는 관세와 부가세를 면제하는 소액 수입 물품 면세제도 시행으로 부가세를 따로 적용한 것이라고 했지만 앱 구매를 유도하려는 모습으로 보여 일부 소비자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쉬인은 지난해 의류 외에도 다른 상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로 도약하겠다고 밝히며 알리, 테무, 아마존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쉬인은 SNS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후 유행하는 디자인을 옷에 적용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따로 운영하지 않아 더 빠르게 웹사이트에 신제품을 업데이트할 수 있어 제품이 저렴하기 때문에 쉬인을 알리, 테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보다 SPA 브랜드의 '패스트패션' 기업에 더 가깝게 보기도 한다.
이에 이커머스와 SPA 브랜드 모두 쉬인을 주시하고 있지만 최근 발암물질 검출, 동북공정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쉬인의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 안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어린이용 장화의 리본 장식 부위에서 기준치 대비 약 680배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나왔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중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다.
이런 논란이 이어지며 쉬인 팝업스토어 관련 기사에는 '중국 건 거른다', '발암물질 제품 쳐다도 안 본다' 등에 댓글이 달리며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받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트렌드는 가격보다 품질과 착한 소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가격만을 공략하는 것은 국내 시장에 대한 조사가 덜 됐다고 생각한다"며 "안전성과 역사처럼 예민한 문제가 걸린 만큼 쉬인의 여러 가지 논란이 당분간 지속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