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6월 CPI, 예상치 하회·1년 6개월 만에 하락
'최고가' 행진 멈춰 서···M7 종목, 일제히 급락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강화했지만 기술주들의 주가는 되레 급반락했다.
이로써 S&P500과 나스닥의 사상 최고치 행진도 멈춰섰다.
특히 대형 기술주 7개를 가리키는, 이른바 M7(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은 일제히 2% 넘게 폭락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 증시 격언이 그대로 현실화한 하루였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39포인트(0.08%) 오른 3만9753.7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9.37포인트(0.88%) 떨어진 5584.5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64.04포인트(1.95%) 하락한 1만8283.4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금리인하는 기술주에 가장 매력적인 호재인데, 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을까?
올해 증시를 견인했던 대형 기술주를 팔고 중소형주와 가치주를 매수하는 전형적인 순환매 장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우지수가 강보합세로 선방하고,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가 전장 대비 73.28포인트(3.57%) 급등한 2,215.04로 장을 마친 점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S&P500과 러셀2000의 괴리는 45년 만에 나타난 특이한 현상이라고 한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에 따르면 러셀2000이 3% 이상 급등한 반면 S&P500이 하락한 것은 1979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CPI는 한 달 전보다 0.1%P '깜짝' 하락했다. CPI가 전월 대비 내림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전년 대비로도 CPI는 3.0% 오르는 데 그쳐 전문가 예상치 3.1%를 밑돌았다.
이에 미국 국채 금리는 3월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8bp넘게 떨어진 4.19%대에서 움직였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3bp가까이 하락한 4.50%대로 낮아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92.7%를 나타냈다. 전장보다 15%P나 급등한 것이다.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도 91.4%에 달했다.
이날 S&P500 11개 업종 중 4개는 하락하고 7개는 상승했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M7 대형 기술주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정됐다고 판단하고 차익 실현에 나선 떄문으로 분석된다.
대장주 애플(-2.32%)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2.48%), 엔비디아(-5.57%), 알파벳(-2.93%), 아마존(-2.37%), 메타플랫폼스(-4.11%) 테슬라(-8.44%) 등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테슬라는 당초 다음 달 8일로 예정됐던 '로보택시 데이' 행사가 연기됐다는 소식에 폭락했다. 11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도 멈췄다.
이밖에 브로드컴(2.22%), ASML(3.32%), 퀄컴(4.29%),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5.38%), Arm(7.12%), 마이크론테크놀로지(4.52%), 인텔(3.93%), 램리서치(5.98%) 등 주요 기술주의 주가도 에외없이 하락했다.
특징주로는 델타항공이 예상보다 저조한 2분기 실적을 예고하면서 3.99%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