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업용 로봇 시장 커지는데···韓 기업 현주소는?
中 산업용 로봇 시장 커지는데···韓 기업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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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장, 2021년 이후 꾸준히 성장세···韓 기업 판매 '제한적'
HD현대·두산·한화LG전자 투자 확대···북미·유럽서 활로 모색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도 더 다양한 제품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LG전자 협동로봇. (사진=LG전자)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도 더 다양한 제품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LG전자 협동로봇. (사진=LG전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LG전자와 두산, 한화 HD현대 등 주요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점찍은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KOTRA가 최근 중국 산업용 로봇시장 현황과 우리 기업의 진출 유망 분야를 주제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용접로봇과 운반로봇 등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협동로봇의 수요가 2021년 이후 3년새 크게 성장했다. 

현재 중국 로봇 수입시장에서는 레이저용접로봇에 한국산의 인기가 큰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38만달러(약 5억원) 가량의 로봇을 수입했다. 이는 중국 전체 레이저용접로봇의 44% 수준이다. 다만 전체 용접로봇 시장에서 레이저용접로봇의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수입액 비중이 큰 이동로봇과 기타 산업용 로봇의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시장 진출의 기회가 열리면서 국내 로봇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 로봇 산업은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정하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HD현대와 한화, 두산 등은 로봇 전문 자회사를 마련하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자체 노하우를 활용해 로봇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용접로봇을 중심으로 자동차 제조로봇, 디스플레이 운반로봇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전체 사업에서 산업용 로봇 비중이 90%를 차지하는 HD현대로보틱스는 HD현대미포 등 조선 관계사와 협력을 통해 로봇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여기에 2019년 '하이팩토리(H!-FACTORY)'와 같은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선보이며 로봇 솔루션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최근 들어 실적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올해 2분기 HD현대로보틱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한 69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 자동차 업계가 호황을 맞으면서 제조용 로봇 수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됐지만 지난해 9월 상장하면서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두산로보틱스는 미국 로봇 전시회에 팔레타이징(물류 운송) 전용 협동로봇을 선보이고 독일에 유럽 지사를 마련하는 등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2022년 미국 텍사스주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북미 지역 파트너사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에서 스마트 제조 혁신을 위해 설립된 연구기관 '샘 엑스엘(SAM XL)'과 '유럽 제조분야 혁신을 위한 미래형 스마트팩토리 구상 협력' 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네덜란드 제조현장을 고려한 스마트팩토리 협동로봇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적용방안과 사업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4월 김승연 회장이 삼남 김동선 부회장과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해 협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로보틱스)
지난 4월 김승연 회장이 삼남 김동선 부회장과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해 협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로보틱스)

한화그룹은 대기업의 로봇 자회사 중 가장 늦게 로봇 자회사를 설립하고 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한화로보틱스는 지난 11일 미국에서 차세대 협동 로봇 'HCR-10L'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HCR-10L은 1800㎜의 팔을 보유한 협동로봇으로 파우더 코팅, 적재, 용접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활용해 △AI 비전 스마트 솔루션 △순찰·보안·용접 등 산업용 자동화 솔루션 △푸드테크 솔루션을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화 된 기술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한화로보틱스에 "사람과 로봇의 협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별도의 로봇 자회사를 마련하진 않았으나 로봇을 포함한 B2B 사업 전반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로봇은 '클로이' 브랜드로 이미 상용화됐으며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산업용 로봇 역시 조립, 검사, 운반 등 제조공정 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로봇을 포함한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2500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앞으로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SDR, Software Defined Robotics) 역량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로봇을 포함한 B2B 사업에 올해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 진출은 다소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거센 만큼 중국 진출 자체가 향후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지에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높은 만큼 외국기업의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판매된 산업용 로봇 등 중국 브랜드의 비중이 53%에 이른다. 

학계에서는 중국은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우리 기업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OTRA 보고서는 외국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산업의 엔드유저를 직접 접촉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객서비스와 기술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자동화시스템 구축 에이전트나 산업용 로봇 소싱 전문 에이전트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황재원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은 전 세계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의 52%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시장"이라며 "우리 기업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산업용 로봇 품목을 보다 다양화하고 품목별로 고르게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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