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부동산 불패, 강남불패 신화가 깨졌듯이, '펀드불패'신화도 신화가 아닌 1년짜리 반짝인기 상품이 되고 말았다. '황금알'에서 '애물단지'로 그 처지가 급변한 것.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속에 부동산 투자를 대체했던 해외펀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엄청난 손실에 환매가 이어지면서 이제는 '환율불안의 주범'이라는 눈총까지 받고 있다.
지난 2006년 시중에 너무많이 풀린 돈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자 정부는 세제혜택을 주면서 해외펀드 투자를 권유하기까지 했다. 어떻게든 부동산 투기자금을 다른 투자수단으로 돌려놔야하는 절박감과 부동산에서 쪽박을 찬 일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펀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것. 별의 별 펀드가 모두 등장했고, 심지어 펀드 하나 정도 들지 않으면 웬지 재테크에서 뒤처진 사람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마저 형성됐던 것이 사실. 특히, 중국펀드, 브릭스 펀드 등 해외펀드는 고수익을 내면서 인기를 모아 지난해 10월 62조 원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금액은 반토막이 났다.
환매가 늘면서 주식형 해외 펀드 가입 잔액은 지난 7월 말 이후 지난 10일까지 1조 7천억원 가까이 줄었다. 중국 주가가 연초 대비 한 69%를 폭락하면서 이들 중국관련 펀드를 환매하려는 투자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런 해외주식형펀드의 큰 손실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해외펀드를 운용하던 금융사들이 환율 변동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물 계약을 맺었다가 손실을 내면서 올들어 100억 달러를 사들이는 등 달러 매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던 해외펀드가 지금은 투자자와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애물단지가 돼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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