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준 신임 총괄대표, 스페셜티 중심 전환·수익성 개선 등 기대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 화학군에 대대적 리더십 교체가 이어졌다. 롯데는 경영 환경의 악화에도 신상필법의 원칙을 적용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특히 60대 이상의 임원의 80%가 물러나며 미래지향적이며, 성과중심의 조직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화학군의 최고경영자(CEO) 13명 중 10명을 교체하는 '고강도 쇄신' 인사를 발표했다. 화학군을 이끌던 이훈기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자리에 내려왔으며, 30%에 달하는 임원들이 퇴임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훈기 사장은 올해 초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사업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 비중을 높이고, 시의적절한 투자와 실행력 강화, 추가적인 미래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법인 매각을 추진하며 자산 경량화에 나섰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적자 6600억원의 책임을 피하지는 못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1년 영업이익 1조5356억원를 기록하며 그룹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떠올랐지만 이듬해 바로 영업적자 7626억원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적자 3477억원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7319억원의 적자가 전망된다.
실적 부진의 장기화로 롯데케미칼은 유동성 위기설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일부 회사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며, 지난 6월 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어떤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조기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롯데그룹은 이 같은 위기설을 조기 진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 진행했던 정기 임원 인사를 한달 앞당겨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신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가 화학군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됐다. 이 총괄대표는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화학과 소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이 총괄대표가 고부가가치 품목인 '스페셜티'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롯데그룹은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설정하며 유동성 위기설에 적극 대응에 나섰다. 롯데캐미칼 회사채에 대해 은행 보증을 추가하며 안정성 강화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 담보 제공은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강력한 시장 안정화 의지를 담은 실질적 대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