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회→2회 축소, '매파적 인하' 평가
미국채 10년물 4.5% '6개월 만에 최고치'
재고 감소 소식에 국제유가 사흘 만 반등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엔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내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연준의 3 연속 금리인하가 사실상 내년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앞서 단행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금리 인하'로 받아들여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3.03포인트(2.58%) 급락한 4만2326.8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10거래일 연속 하락해 1974년 이후 50년 만의 최장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8.45포인트(2.95%) 떨어진 5872.16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 초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16.37포인트(3.56%) 급락한 1만9392.69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 역시 102.57 p(4.39%) 폭락한 2231.51로 주저앉았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하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내년 금리 인하를 가늠할 수 있는 금리 점도표였다.
그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달 간 연준의 금리 인하 움직임으로 인해 "정책 금리에 대한 추가 조정을 고려할 때 더 신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준이 이날 발표한 금리 점도표에는 내년 중 금리를 0.25%포인트 기준 2번 더 인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9월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4차례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2차례 정도만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당초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내년에도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해 강세장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자 국채 금리가 급등해 주가를 압박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폭등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4.5%가 무너졌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51%까지 치솟았다. 지난 5월 31일 이후 최고치다.
시장의 연준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4.348%까지 올랐다.
'월가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74% 폭등했다.
VIX는 하루 만에 11.75 p(74.04%) 폭등해 27.62로 치솟았다.
S&P500 편입 11개 전 업종이 하락했다.
M7 빅테크 종목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17일까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테슬라가 특히 낙폭이 컸다.
테슬라는 39.73달러(8.28%) 폭락한 440.13달러로 추락했다
애플은 5.43달러(2.14%) 하락한 248.05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는 17.07달러(3.76%) 급락한 437.39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장중 4% 가까운 급등세를 타기도 했지만 결국 1.48달러(1.14%) 내린 128.91달러로 장을 마쳤다.
알파벳은 7.02달러(3.59%) 급락한 188.40달러, 아마존은 10.63달러(4.60%) 떨어진 220.52달러로 미끄러졌다.
메타플랫폼스는 22.25달러(3.59%) 급락한 597.1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 도중 연준이 가상화폐를 보유하기 위해 법을 개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1000달러대로 하락했다.
관련주도 내렸다. 코인베이스는 10.20%,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9.52% 각각 하락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사흘 만에 반등했다.
미국의 원유 수출이 3주 만에 증가하고, 석유 재고는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연준이 내년 이후 금리 인하를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상승 폭은 제한됐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내년 1월 물이 0.50달러(0.71%) 오른 배럴당 70.5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내년 2월물 북해산브렌트유는 전장대비 0.20달러(0.27%) 상승한 배럴당 73.39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