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 우수, 거칠거나 뻣뻣한 느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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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경쟁이 치열한 수입 전기차 시장에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을 투입했다. 풍부한 안전·편의사양, 합리적 가격 등을 갖춘 만큼,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지난 5일 부산 일대에서 EX30을 시승했다.
EX30은 풍부한 안전·편의사양이 핵심 강점이다. 파일럿 어시스트는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 내에서 앞 차와의 간격, 차선 중앙 등을 유지하며 주행 안전에 힘썼고,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는 3차원 인터페이스 화면 조작으로 주차를 할 수 있는 신기술을 지원했다. 이 외에 문 열림 경보는 차 문을 열기 전 차량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 자전거 등의 접근을 시각 및 청각 신호로 알려줬다.
구글 오토모티브 소트웨어 기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인 사용 환경을 제공했다. 터치 한 번으로 내비게이션, 에어컨·히터 등을 제어할 수 있었으며, 음성 인식 기능도 지원해 운전 중 간편하게 필요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었다.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실내를 가득 채우는 생생한 소리가 마치 콘서트홀에 앉아 있는 듯한 몰입감을 안겨줬다. 이 사운드 시스템은 코어, 울트라로 나눠져 있는 EX30 트림 라인업 중 상위 트림인 울트라에만 들어간다. 글로브 박스는 조수석 앞이 아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바로 아래에 마련됐다.
배터리는 66킬로와트시(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다.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51킬로미터(km)다. 이번 시승에서는 130km만 주행해 효율성을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려웠으나, 이 차를 분당에서 김해까지 직접 몰고 온 볼보차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425km를 시승하고도 75km를 더 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퍼센트(%)에서 80%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0분가량이고, 리어 모터는 최고출력 272마력을 낸다고 덧붙였다.
속도계 숫자는 서서히 올랐다. 내연기관차처럼 자연스럽게 힘을 풀어놓는 느낌이었다. 제동감도 내연기관차와 흡사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앞 코가 고꾸라지는 거친 행동은 하지 않았다.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 소리는 크지 않았다.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누더기 같은 노면 위에서 거칠거나 뻣뻣한 느낌 없이 매끄럽게 나아갔다. 과속 방지턱도 살포시 타고 넘었다.
이러한 주행감은 주요 타깃층인 30대 기혼 남성·여성에게 일상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녀와 함께하는 이동에서도 만족도를 높일 만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격은 스웨덴 본사와의 긴 협상 끝에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었다는 게 볼보차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트림별로 코어는 4755만원, 울트라는 5183만원이다. 국고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실제 구매 가격은 4000만원 초중반대로 예상한다. 구매자는 5년 또는 10만km 보증을 받을 수 있다.
볼보차코리아가 밝힌 올해 판매 목표 대수는 3000대다. 이는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 기준 테슬라 모델Y(1만8717대), 테슬라 모델3(1만502대)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높은 상품성을 지닌 모델인 만큼 많은 이가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 확대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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