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판매전문회사 도입놓고 '내홍'
보험업계, 판매전문회사 도입놓고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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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법 개정안 국회 장기 계류…업계, 부작용 우려 반대
GA업계 "대형 생보사들 반대에 도입무산 위기" 불만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지난해말 국회에 상정돼 장기 계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해당 개정안에 포함된 '보험판매전문회사'의 도입 여부를 놓고 보험업계가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어 해당 조항의 통과 여부가 더욱 주목된다.

대형 생보사를 필두로 한 보험업계는 과도한 권한 부여로 인한 부작용 등을 우려해 반대하는 반면 독립대리점(GA) 업계는 선진금융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 13일 한국금융자산관리협회(구 GA협회)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에셋마스터' 본사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당 협회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보험산업은 비전속채널 비중이 커 제조와 판매의 분리가 가속화되는 반면 국내의 경우 전속채널 의존도가 높다"며 "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은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한번에 비교·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약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보험소비자 권익 향상을 위해 보험판매전문회사의 도입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보험판매전문회사에 부여될 예정인 보험료 협상권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보험료 협상권 부여로 인해 보험사가 보험판매전문회사에 종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GA협회는 "시장기능 강화를 위해 보험료 협상권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보험소비자에게 보다 나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험판매전문회사가 보험료 협상권을 갖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보험료율 산정능력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현재 GA들이 이런 능력이 갖추고 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치호 GA협회장(에셋마스터 대표이사)은 "(보험료 협상권은 우선 데체로 단체보험 계약시 적용될 것이므로)당장에 전문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는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근호 에이플러스(A+)에셋 대표는 "요율 협상권은 사업비 공개와 직결되기 때문에 대형사들이 반대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외국계 및 중소형사들은 GA협회가 나서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찬성 입장을 밝혀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곽 대표는 "대형사 상품이 중소형사보다 비싸 사업비가 모두 공개되면 불리하기 때문에 요율 협상권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진정한 종합자산관리가 가능하려면 GA에 펀드판매 권한도 주어져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금융판매전문회사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GA의 권한 강화로 인한 불완전 판매 확대 우려에 대해 이치호 GA협회장은 "GA에 대한 불완전 판매 우려의 근거가 없다"며 "현재 GA 계약 관련 민원의 대부분은 설계사 조직이동에 따른 '승환계약' 문제인데 이는 보험사들이 GA 소속 설계사들을 빼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이어 "현재 보험사 간 협정을 통해 승환계약이 금지돼 있지만 GA 계약의 경우 이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 GA 계약을 보험사가 빼가기 때문에 GA 관련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만약 보험료 협상권이 없는 채로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중개사의 경우처럼 명목뿐인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며 "현재 국내 보험중개사 시장은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이 회장은 GA가 수수료를 과다하게 받아간다는 지적에 대해 "사무실 지원비용을 유지비 항목에서 처리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신계약비로 처리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높아 보이는 것"이라며 "사무실 지원비용 등을 빼면 전속채널보다 신계약비를 많이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무실 지원비용도 좋아서 받는 게 아니라 보험사 정책상 이를 받지 않으면 GA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게 돼있어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자산관리협회는 지난 2005년 2월 출범해 현재 15개 회원사에 6000여명의 설계사가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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