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장차관·수석 80여명 참석 靑 만찬 간담회]
李 대통령, 감사와 함께 각오와 자신감 피력..."더 열심히"
정운천 "뼈 깎는 추위를 만나지 않았던들 어찌 매화향기를…"
전재희 "후손들이 '서민의 아픔알고 뒹굴었다'고 말하도록…"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불과 5년, 10년 뒤엔 국민들이 우리 정부를 평가할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에 몸담았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한 자심감과 각오의 표현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 및 청와대 수석비서관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정부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기회가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문제 등으로 결코 순탄치 않은 국정운영 상황을 염두에 둘때,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에서 국정책임자로서의 비장한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이 화제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쪽으로 돌리면서 다소 굳어있던 분위기가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당당하게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을 보면서, 나는 우리의 희망을 확인했다"면서 "세계속에 더 멋진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많은 국민이 '우리에게 국운이 있다'고 말하고 있고, 나도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어려운 여건,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속에서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참석자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이 막걸리로 건배를 권하면서 "뼈를 깎는 추위를 만나지 않았던들 어찌 매화가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을 수 있으랴"라고 말했다. 현 정부 출범초 이른바 '미국 쇠고기 파동' 당시 힘든 시기를 떠올리고, 중국 당나라 고승 황벽선사의 시를 인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우리 후손들이 우리 정부를 되돌아보며 '그 시대에 일하던 사람들은 미래를 볼 줄 알았고, 서민의 아픔을 알고 뒹굴었고, 소리없이 헌신적으로 일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의 각오에 부응하는 각오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수석비서관들이 별도로 모임을 갖거나 이 대통령이 개별적으로 전직 장관급 인사와 수석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이들을 모두 청와대에 초청한 것은 처음이며, 이날 행사는 지난 2년을 뒤돌아보고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다짐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이상 진행된 이날 만찬에는 정운찬 국무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정부 고위 인사 및 청와대 참모들과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정동기 전 민정수석 등 전직 장차관급 인사 및 수석비서관 8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