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사단행…삼성출신 물갈이
"동부만의 경영스타일 구축할 기회"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동부화재가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정남號'를 본격 출범시켰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삼성출신을 인사들을 대폭 교체하면서 '동부맨'을 주축으로 한 내부정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지난달 30일 임원과 부서장 등 총 48명에 대한 승진 및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삼성 출신 인사들에 대한 물갈이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순환 전 대표 시절 영입된 삼성출신 최고 경영진인 김병태 부사장과 손재권 부사장이 동반 퇴임한 것이다.
김 전 부사장과 손 전 부사장 후임으로는 고객상품지원실장에 박윤식 부사장과 법인사업부문장에 최종용 상무가 발령, 승진됐다.
이번 인사에 대해 업계에서는 예상됐던 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통 동부 출신인 김 사장이 삼성출신 중심의 경영지배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
실제로 최 부사장은 동부화재 VISION 영업본부 본부장, 인사팀장, 법인사업부문장을 지낸 정통 동부맨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 부사장은 PWC코리아 경영컨설팅 상무를 지냈다. 지난 2003년 동부화재와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동부화재 경영지원실장, 고객상품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동안 동부그룹 금융계열사들의 경영전략의 근간은 '삼성 벤치마킹'으로 통했다. 김준기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동부화재의 경우 이같은 전략을 충실히 따랐던 대표적인 계열사 중 하나였다.
특히 지난 2004년 삼성출신인 김순환 전 대표가 부임한 이후 이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었다. 김 전 부회장은 김병태 전 부사장과 손재권 전 부사장 등 잇따라 영입하면서 '삼성式' 경영에 힘을 실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출신 인사들을 영입후 기업문화가 역동적으로 바뀌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 직원들과 융화되지 못한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잇딴 삼성출신인사들의 약진으로 기존 동부 임직원들의 불안감과 박탈감이 커지면서 동부화재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지나치게 공격적인 영업전략은 이내 업계의 원성을 샀고 결국 김 전회장은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으로 제재를 받으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삼성 출신 인사들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게 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의 취임과 이번 인사로 동부출신 임원들의 입지가 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동부만의 경영스타일을 구축해 나갈 좋은 기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