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및 민간·공기업 사외이사에 MB라인 다수"
"금융사 및 민간·공기업 사외이사에 MB라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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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 '이명박 정권과 사외이사' 보고서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이명박 정부 탄생에 기여한 인사들이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영화된 공기업과 금융기관의 요직을 다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는 14일 발표한 '이명박 정권과 사외이사(2010)' 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제도가 감시와 견제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정권에 대한 로비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며 "사외이사 제도가 본연의 목적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이사선임 방식을 개선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희 연구원은 "조사대상 274개 기업 중 63개사가 2008년 1월 1일 이후 MB라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며 "지난 6월 말까지 2년 6개월 동안 신규 선임 혹은 재선임된 전현직 사외이사 1227명을 대상으로 이명박 정권 관련 경력을 조사한 결과 84명이 이 대통령 측근이었다"고 말했다.

정부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그 비율이 높았고, 이전 정권의 '낙하산 인사'와 달리  금융권까지 접수했다. 금융그룹 및 금융회사 20곳의 사외이사 26명(동일인 포함) 이 MB라인으로 드러난 것이다.

산은금융지주가 최대주주인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 6월 새로 선임된 3명의 사외이사 중 류해성 이사가 이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인물이고, 오찬석 이사가 선대위 경제살리기 특위 멤버로 활동한 바 있다.

이는 우리금융그룹도 마찬가지로, 우리은행 4명(1명 중도 퇴임), 우리금융지주 1명, 우리투자증권 1명 등 총 6명의 현 정권 인사를 2008년 1월 이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신한금융그룹도 현 정권 인사가 사외이사로 몸 담고 있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출신의 박철곤 이사를 지난해 새로 선임한 뒤 올해 재선임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김준경(전 청와대 금융비서관), 이규민(한나라당 원외당협위원장 출신) 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는 지난해 소망교회 금융인 선교회 소속인 장병구 전 수협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나,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제한규정에 저촉되어 선임 직후 퇴임한 바 있다. 

KB금융지주의 조재목 이사(선진국민정책연구원 이사)는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의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출 및 사퇴 파동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강훈(KDB생명보험), 고승익(제주은행), 김병찬(대구은행), 김성후(광주은행), 김성훈(산은캐피탈), 박영근(경남은행), 박진근(외환은행), 오해석(신영증권), 이계경(하나대투증권), 이승철(흥국화재) 이사 등이 이명박 정권 인사다. 이 중 오해석 이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현 정권 초기인 2008년 이후 신규 선임됐다.

연구소 측은 "현 정권 인사라고 해서 이들이 부적격 사외이사임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여기에 해당되는 사외이사가 상당수인 것으로 보아 집권세력의 로비 차원에서 선임된 사외이사가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은 사외이사 선임시, 로비창구나 방패막이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이라며 "이는 보은인사 차원이나 영향력 행사를 목적으로 사외이사 자리를 필요로 하는 집권세력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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