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 가치는?
추신수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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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박찬호가 간 그 길을...?"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한국 야구팀이 8년만에 따낸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금메달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거 추신수(28.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겐 특히 그렇다. 그가 광저우에서 걸게 된 금메달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그의 금메달은 단순히 도금된 메달이 아닌 메가톤급 대박 계약을 이끌어 줄 보증 수표라고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추신수가 누리게 될 '병역 혜택'이 엄청난 물질적 보상을 안겨줄 것이라는 것. 마침 전성기를 맞은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중단 없이 계속 활약할 수 있게 된데 따른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얘기다. 추신수가 야구 인생의 절정기에 병역이라는 최대 걸림돌을 해결하면서 거액이 보장되는 다년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추신수가 올해 클리블랜드에서 받은 연봉은 46만1천달러. 빅리그 선수들이 받는 최저 연봉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팀의 간판 타자로 2년째 활약한 것치고는 보잘 것 없는 액수다. 클리블랜드 구단이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데다 추신수가 풀타임을 뛴 게 2년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이저리그에서의 추신수에 대한 대우는 올해를 깃점으로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일부 호사가들은 추신수의 장래가 박찬호의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사례와 견줄만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현재 미국 언론에서 거론되는 추신수의 몸값은 3년간 2천만달러 수준. 평균연봉은 600만달러가 넘어 올해 받은 금액의 10배 이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백만장자 시대를 개척한 박찬호(37.피츠버그)의 예를 통해 추신수의 전도를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199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풀타임 선발로 2007년 맹활약한 뒤 2008년 7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박찬호의 몸값이 치솟은 것은 역시 병역특례 효과가 결정적이었다. 박찬호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따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이른바 '드림팀'의 일원이었던 것. 박찬호에겐 병역 특례 조치가 주어졌다.

이듬해인 1999년 박찬호의 몸값은 230만달러로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15승 투수'라는 전년도 정규 시즌 성적도 작용했지만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보태진 플러스 알파가 몸값상승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후 박찬호는 2001년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텍사스와 사인하면서 5년간 6천5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연봉을 받게 된다. 군대 문제에 2년간 발목이 잡혔다면 절대 만져볼 수 없는 거액. 방콕에서 목에 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박찬호의 '아메리칸 드림'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수가 타자보다 몸값이 비싸다. 그런 점에서 박찬호와 추신수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추신수가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만능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박찬호 못지않은 거액을 손에 쥘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타율 3할과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호타준족형 해결사'로 입지를 굳힌 상태. 

추신수의 성공 가능성은 이미 현실로 가시화되는 듯한 분위기다. 20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추신수의 아시안게임 활약상으로 장식됐다. 물론, 클리블랜드 감독 매니 액타와 단장 크리스 안토네티의 반응을 함께 실렸다.

액타 감독은 광저우에서 날아온 낭보에 대해 "매우 행복하다. 추신수는 승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자랑스러운 선수다. 이제 한국은 아시아 야구의 정상에 섰고,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업적으로 한국을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한껏 표시했다.

안토네티 단장은 "추신수에게 주어진 상황보다 더 압박감이 가득한 환경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우회적으로 그의 활약을 치켜 세웠다. 

그러나 보다 주목되는 것은 연봉계약에 관한 내용이다. MLB.com는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인해 추신수에 대한 클리블랜드의 연장 계약 시도로 관심이 전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올겨울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처음으로 갖춰 큰 폭의 연봉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토네티 단장은 특히 "이번 오프시즌에 스캇 보라스(추신수의 에이전트)와 장기계약에 대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추신수에 대한 장기계약시도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추신수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까지는 아직 3년이 더 남은 상황. 안토네티 단장은 "우리는 오랫동안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남아주길 원한다"며 추신수와의 장기계약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로써, 추신수의 금메달은 아무리 가치를 낮게 평가하더라도 최소한 클리블랜드와의 연봉계약에서 주도권을 쥐는 열쇠임은 분명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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