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리스, 308일간 파업 '종지부'
노사 명예퇴직 합의
2004-09-23 전병윤
308일간 끌어오던 개발리스 파업이 노사가 명예퇴직에 대해 합의함으로써 오늘 부로 종료됐다.
23일 개발리스는 관계자에 따르면 파업에 참여했던 다수의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받아들이고 사측은 그에 합당한 명퇴금을 지급함에 따라 오늘 부로 파업을 철회하고 조정중재 및 고소를 취하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명예퇴직에 동의하지 않은 일부 노조원들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결이 나온 후 법적 투쟁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개발리스는 썬캐피탈이 인수한 후 명예퇴직과 정리해고를 실시하자 노조가 이에 반발, 11월부터 파업에 돌입했었다. 올 2월 개발리스는 직장폐쇄에 들어갔고,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 지난 4월28일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으나 징계와 감봉, 전보에 대해선 회사측 손을 들어줬다. 사측은 4월29일 부당해고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고, 노조측도 각하된 사항에 대해 역시 중노위에서 재심 중이었다.
노조가 당시 41개월치 명퇴금 지급에 대해 거부하고 정리해고자에 대한 원직복귀와 명예퇴직 철회를 요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번 결과는 노조가 사측에 항복한 결과로 보인다.
개발리스 노조위원장은 11월 사측이 제시했던 통상임금의 41개월치 명퇴금 지급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합의됐다고 말해 10개월이 넘는 파업기간이 노조에게 큰 부담을 가져다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발리스를 인수한 썬캐피탈은 항만하역업체인 선광이 대주주로 있으며, 그동안 국민리스와 주은리스를 사들였다. 주은리스는 청산하고 국민리스는 화인캐피탈로 사명을 바꾼 뒤 썬캐피탈을 흡수합병해 현재 개발리스 대주주로 등록되어있다.
그러나 화인캐피탈은 리스업을 하는 회사가 아닌, 투기성자본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현재 화인캐피탈은 리스 영업을 중단한 상황이며 개발리스는 이번 파업 완료 후 합병절차를 거쳐 청산하게 될 가능성 마저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