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권, 유로존 위기로 '지각변동'

2011-09-30     장도민 기자

시총 축소로 2∼5위권 '각축'

[서울파이낸스 장도민기자] 지난 8월 시작된 유럽발 금융불안 사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3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전인 7월말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순위는 삼성전자를 선두로 POSCO,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이 2∼3위권을 형성했고, 화학 업종이 6위에 오르는 등 차화정이 골고루 배치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두달여의 시간이 지난 9월말 현재 POSCO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밀려 4위권으로 내려앉았다. 3일 오전 11시47분 현재 포스코는 시가총액비중 3.69%를 차지하며 각각 5.39%, 3.77%를 기록 중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밀렸다.

시총 5위인 기아차와도 0.37%포인트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4위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또, 지난 27일 SK텔레콤은 S-Oil을 밀어내고 시총상위 순위권에 진입해 29일(종가기준)까지 14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밀려난 S-Oil은 현재 15∼17위를 오가는 상황이다.

같은기간 종합주가지수의 시가총액도 7월말 1200조원에서 지난달 18일 1000조원대가 붕괴됐다. 시총 1000조원 붕괴는 지난해 9월 10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유로존 위기에 따른 환율급등 현상을 꼽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이 이 같은 현상을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총 상위 종목들 사이에서도 조선주나 자동차주의 경우 환율이 오를수록 실적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즉, POSCO 같은 철강업체의 경우 원재료 수입액이 제품 수출액보다 많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같은 환율 상승 현상이 이어질 경우 향후에는 현대중공업과 한국전력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로도 고환율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본 결과 이 두기업이 가장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고 전했다.